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단순하게 가고 싶다.”
SK 최정은 생각이 많은 선수다. 항상 타격폼에 대해 연구를 거듭하고, 고민을 많이 한다. 그러나 타격이라는 건 아무리 잘 된다고 해도 좋았던 감각이 오래가지 않는다. 때문에 타격폼이 좋든, 나쁘든 타자는 항상 고민을 넘어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 최정은 좀 더 많은 고민과 걱정을 해온 선수다.
그러나 최정은 현역 최고 3루수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에도 타율 0.310 20홈런 75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럼에도 변화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만수 감독은 타자들에게 테이크백을 줄이고 팔로우 스윙을 길게 하는 걸 주문한다. 타구를 필드 곳곳에 강하게, 그리고 멀리 보내는 게 우선이라는 지론 때문이다. 최정도 그에 따라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약간의 변화를 줬다.
하지만, 31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최정은 “올 시즌에는 변화를 주지 않고, 생각을 덜하겠다”라고 말했다. 타격 폼도 폼이지만, 그 보다 지나친 근심이나 걱정을 버리겠다는 뜻이다. “항상 시즌 초반에 좋지 않았다. 슬로우 스타터라기 보다 해맸다고 봐야 한다. 감을 잡지 못했다”는 최정은 “생각을 그만하고, 내가 갖고 있는 걸 바꾸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흔히 타석에서는 생각이 많아지면, 잘 풀리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한다. 타격이라는 게 찰나의 예술이라서, 찰나의 생각에 타격 자체에 집중을 하지 못할 경우 한 가운데의 실투도 놓칠 수 있다. 투수가 140~150km대 공을 기본적으로 뿌리는 현대 야구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단순하게 생각하겠다는 최정의 말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바꿔 말하면, 타석에서 무념무상의 자세로 임하겠다는 뜻이다.
그렇게 시범경기에 나선 최정은 1일 현재 33타수 10안타, 타율 0.303 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3월 31일 사직 롯데전서도 4타수 1안타로 최소한의 자기 몫을 해냈다. 아직 홈런이 없지만, 생각 없이 단순하게 경기에 나서겠다는 그의 얼굴에서는 전혀 급하다는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그러자 오히려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최정은 “느낌이 좋다.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치고 올라가겠다”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이만수 감독도 단순해진 최정을 믿고 있다. 4번 타자자리만큼은 계속해서 실험을 거듭하고 있지만, 3번타자는 시범경기 내내 붙박이로 기용하고 있다. 정확성과 한 방을 갖췄기에 나무랄 데 없는 3번 감이다. 시즌 초반부터 홈런만 터진다면, 그리고 그 때조차 생각 없이 단순하게 타석에 들어설 수 있다면, 올 시즌 최정의 돌풍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골든글러버’ 최정이 본격적으로 올 시즌 최고 3루수 수성에 나섰다.
[최정. 사진=마이데일리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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