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이대호가 언제쯤 시원한 타구를 날릴 수 있을까.
한 때 '김별명 시리즈'로 폭발적인 인기를 끈 김태균(한화 이글스)의 별명 중에는 '김뜬공'이라는 것이 있었다. 한 경기에서 모든 타석에서 뜬공으로 아웃돼 생긴 별명이다. 이를 이대호의 개막 3연전에 비유하면 '이땅볼'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듯 하다.
'빅보이' 이대호(오릭스 버팔로스)가 아쉬움 속에 일본 프로야구 개막 3연전을 마쳤다. 이대호는 3월 30일부터 4월 1일까지 일본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3연전에 모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 11타수 2안타(타율 .182) 1타점에 그쳤다. 소속팀 오릭스 또한 3연패를 기록하며 이대호는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더욱 아쉬운 것은 타구의 종류다. 이대호는 3연전동안 '땅볼 머신'이라 불려도 좋을 정도로 땅볼을 많이 때렸다. 12타석 중 6타석이 땅볼을 때려 아웃된 것이었다. 2개의 안타 역시 시원한 장타가 아닌 외야수 앞으로 굴러가는 단타였다. 유일하게 기록한 뜬공마저도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개막 2번째 경기 이후 이러한 양상이 두드러 졌다. 3월 31일 경기에서는 유격수 땅볼에 이어 3루수 땅볼을 두 타석 내리 때렸다. 3타석이 내야 땅볼. 1일 경기에서는 급기야 삼진을 제외하고 3타석이 모두 유격수 땅볼이었다.
일본 투수들의 공이 대체적으로 낮게 제구됨과 동시에 이대호가 특유의 스프레이 히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이유로 지적된다. 이대호는 3연전동안 그라운드로 보낸 8개의 타구 중 7개가 좌측 방향이었다. 우측으로 간 타구는 단 하나도 없었다.
오릭스가 이대호의 영입한 이유에는 정교함도 갖추고 있는 것이 한 몫했지만 그에 앞서 장타력을 갖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부분이었다. 홈런이나 장타 대신 단타만을 때리는 중심타자를 외국인 선수로 영입할 곳은 한 팀도 없다.
일단 장타를 때리기 위해서는 공을 띄워야 한다. 그러나 개막 3연전에서 이대호의 뜬공을 보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이대호 역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이제 불과 3연전이 끝난 상황. 무조건적인 장밋빛 미래만을 기대하는 것도 자제해야 하지만 섣부른 실망도 금물이다. 이대호가 개막 3연전에서의 아쉬움을 발판 삼아 '빅보이'의 위력을 선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간다. 이를 위해서는 '이땅볼'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다.
▲ 이대호 개막 3연전 타격 결과
3월 30일 금요일 3루수 파울 플라이/볼넷/중안/삼진
3월 31일 토요일 유땅/3땅/3땅/좌안
4월 1일 일요일 유땅/유땅/삼진/유땅
[사진=개막 3연전에서 연이어 땅볼을 날린 이대호]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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