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난 1일 김동광 감독의 현역 복귀가 농구계를 조용히 뒤흔들었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은 지난 1일 1년만에 성적부진으로 사퇴한 김상준 전 감독의 후임으로 김동광 감독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1953년생으로서, 올해 한국 나이로 60세다. 이로써 김 감독은 차기 시즌 KBL 10개 감독 중 최고참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 이는 돌려 말하면 그만큼 농구판에 젊은 감독이 판을 치고 있다는 뜻과도 같다.
남자농구 감독들의 나이를 살펴보자. 김 감독 다음으로 최고참은 창원 LG 김진 감독으로 한국 나이 52세다. 그 다음이 2일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부산 KT와 전창진 감독, 고양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으로 모두 한국나이 50세다. 나머지 5명의 사령탑은 모두 40대다. 특히 최근 서울 SK 정식 감독이 된 막내 문경은 감독은 고작 42세다. 문 감독은 김 감독의 삼성 시절 제자였다. 여자농구도 KB 정덕화 감독을 제외하고 전원 40대다. 그만큼 농구계 사령탑 연령이 유독 낮다.
그러나 시선을 좀 더 넓혀보자. 야구계를 보면 김성근 감독이 한국 나이 71세로 고양 원더스 사령탑을 맡고 있다. 여전히 날카로운 눈매와 냉철한 판단력으로 선수들을 지도하는 데 정평이 나있다. 해외로 나가보자. 축구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71세이고 미국 NBA를 봐도 래리 브라운(72세) 제리 슬로언(70세) 등이 고령에도 전설을 쓴 바 있다.
물론, 능력을 인정받았기에 고령의 나이에도 팬들의 기억 속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국 농구는 유독 나이 많은 사령탑에게 인색하다. 국내 농구계에서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프로팀과의 계약 협상에서 손해를 본 농구인이 부지기수다. 우리나라는 유독 젊은 사령탑이 '참신하다'는 이유로 경험 많은 사령탑의 '연륜'이 묻혀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선택을 한 대부분의 구단은 나이 많은 구단 고위 관계자가 현장에 관여하기 쉽게 젊은 감독을 기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이제껏 그런 구단은, 대부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김 감독이 쓰러져가는 농구 명가 서울 삼성을 지휘한다. 김 감독은 이미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삼성의 지휘봉을 6년간 잡은 바 있는 잔뼈 굵은 사령탑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KBL 경기이사로 행정 경험도 쌓았고, 올 시즌에는 MBC 스포츠 플러스에서 해설을 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농구계에서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겪은 인물이다. 현장에 가깝게 있었기에 젊은 감독들보다 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김 감독의 계약기간은 2년이고, 연봉은 2억 8천만 원이다. 이는 공교롭게도 김 감독의 1998~2004년 재임 당시 제자였던 SK 문경은 감독의 연봉과 같다. 새파란 제자와 몸값은 같지만, 삼성은 김 감독의 열정이 제자 문 감독보다 뒤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국, 김 감독이 다 망가진 전통의 명가 삼성을 어떻게 재건시키느냐에 따라 농구계에서 베테랑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전망이다. 이는 곧 한국 농구 전체의 트렌드에도 어떠한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김 감독은 삼성 지휘봉을 잡은 뒤“내 열정을 불태우고 싶다”고 말했다. 60세 김동광 감독은 똑같은 몸값을 받는 제자 42세 문경은 감독과 똑같은 마음, 똑같은 열정을 코트에 불사를 것이다. '60세' 김동광 감독의 가슴 속에 60이라는 숫자는 없다. 열정에는 나이가 없으니까.
[KT&G 시절의 김동광 감독. 사진=마이데일리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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