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시계추를 지난해 7월 15일 대구 삼성-KIA전으로 돌려보자.
당시 삼성과 KIA는 치열한 1,2위 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두 팀은 대구에서 3연전을 펼쳤고, 이날 KIA는 당시 절정의 구위를 과시하던 KIA 윤석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이날 삼성 류중일 감독은 3회말 이영욱의 타석 때 윤석민이 투구판을 밟고 투구하지 않는다고 강력한 항의를 했다. 물론 당시 추평호 주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9개월이 흘렀다. 2012 팔도 프로야구 미디어데이가 열린 3일 성균관대 새천년홀. 감독, 선수들과의 대회 시간에서 사적인 질문을 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회를 맡은 SBS 배기완 아나운서가 그날 사건에 대해 거론하자 류 감독이 재치있게 말했다. “올라가보니까 똑바로 던지던데요.”
그러자 일제히 폭소가 터졌다. 감독들 뒤에 앉아있던 윤석민도 살며시 웃었다. 그런데 이후 류 감독이 한 말이 더 걸작이다. “아니, 항의하러 올라간 건데 제대로 하지도 못했어요. 석민이가 “안녕하세요”라고 웃는 게 아니에요.” 류 감독은 결국, 제대로 항의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겸연쩍게 “어. 그래”라는 말을 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고.
류 감독은 또한 비밀 하나를 더 폭로했다. “원래 내 별명이 멍게였다. 여드름이 많았다.” 멍게라는 별명은 사실 KIA 선동열 감독의 것이다. 그러나 류 감독은 “선 감독님이 멍게라는 별명으로 유명해서 저는 졸업했습니다”라고 껄걸 웃었다.
끝으로 류 감독은 “시간이 빨리 간다는 느낌이 든다. 작년에는 힘든 스타트를 했는데 올해는 부상선수 없이 캠프를 마쳤다. 목표는 우승이다. 우리를 1강으로 꼽아주셔서 감사하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8강 8약이라고 생각한다. 부상 선수가 없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 사진=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