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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국내에서 가수 임재범에게 큰소리 칠 수 있는 유일한 ‘남자’인 배우 김영호는 주로 카리스마에 얽힌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직접 만나보니 김영호의 매서운 눈빛이 더욱 빛났다. 하지만 대화가 시작되자마자 카리스마 속에 수더분한 아저씨의 매력이 더욱 넘쳤다.
김영호는 종합편성채널 JTBC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주말드라마 ‘인수대비’(극본 정하연, 연출 이태곤)에서 조카의 왕위를 뺏는 수양대군(세조)을 맡았다. 그는 강력한 왕으로만 기억되는 수양대군을 슬픔과 애환이 담긴 인물로 표현해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태곤 감독이 새로운 수양 만들어 줬다고 고맙대요”
“이태곤 감독이 새로운 수양대군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하더군요. 내가 한 건가. 정하연 작가가 만들어 준거지. 훌륭한 감독과 작가가 나를 훌륭한 수양대군으로 만들어줬어요”
이태곤 감독에 칭찬을 받았다는 그는 이내 이 감독을 띄우기 시작했다.
“이태곤 감독은 내가 지금까지 만난 감독 중에 최고예요. 그림도 좋고, 판단도 빨라요. 사극을 하면서 밤을 안 샌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거의 안 샜어요. 환경도 열악했는데.. 첫 촬영부터 너무 재밌었어요. 내가 칭찬에 인색한 편인데 칭찬을 안 할 수가 없어요. 감독 때문에 즐거운 촬영장은 처음이에요. 다음에 이 감독이 작품 하자고 하면 어떤 거든 할 거에요”
김영호는 자신이 연기한 수양대군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기존 수양대군에 대해서는 많이 다루기는 했지만 슬픔과 갈등이 드러난 인물은 많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갈등도 주로 욕심을 이루기 위한 갈등이었지, 지키고자 혹은 자신이 살고자 하는 갈등은 없었어요. 죽이지 않으면 죽는 상황인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정순왕후한테 다르고, 며느리한테 다르고, 아들한테 다르게 연기했죠. 또 윽박만 지르는 게 아니라 회유도 하고, 신하들한테도 끌려 다녔죠”
“아내한테는 말대꾸도 못하고, 아들과는 싸우기만 하고, 며느리와 약속을 지키려고 갈등하고 등등 연기할 때 모든 사람한테 똑같이 대하는 것도 어려운데 다 다르게 연기하려니까 어려웠어요. 하지만 보통사람도 사람마다 다 다르게 행동하지 않나. 수양대군도 그렇듯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사람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함)은정이가 나를 보는 눈빛이 애틋하대요”
‘인수대비’에 이야기를 하던 중 김영호는 함은정에 대해 언급했다. 극중에서는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관계로 만났다.
“은정이 당차요. 똘똘하고 똑똑하고, ‘똑’소리 나요. 한참 선배 앞에서 기죽지도 않고, 자기 연기도 잘하고, 걔랑 할 때 즐거웠어요. 스태프들이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아니라 불륜관계 같다고 놀렸어요. 그래서 ‘도원군의 아들은 실제 수양의 아들’이라는 농담도 많았어요”
“스태프들이 왜 그렇게들 놀렸냐”고 물으니 김영호는 “나를 보는 은정이 눈빛이 애틋하대요. 은정이는 내가 그냥 선배로서 좋아서 그런 거라고 했어요. 스태프들이 은정이 눈빛이 도원군보다 수양하고 있을 때 더 애틋하다고 하더라고요. 이상하게 수양이랑 인수랑 대화가 많았어요”라고 껄껄 대며 웃었다.
‘야인시대’ 이정재부터 화가 김홍도, 왕 중의 왕 수양대군 등 다양한 인물들을 연기한 그는 연기보다는 연출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고 했다. 영화감독도 준비중이란다.
“대본이 거의 나왔어요. 상업영화로 몇 십억 들여서 만들려고 해요. 순수 음악 영화로. 처음에는 멜로와 코메디가 섞인 작품을 만들려고 했는데, 차라리 음악영화가 좋겠다 싶어서 방향을 전환했어요. 10분 분량을 미리 만들 준비를 하고 있어요.”
“감독이 꿈도 아니고, 배우가 몸에 더 잘 맞아요. 그래도 하려고 하는 이유는 드라마는 ‘작가의 예술’,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하는데 국내에 순수한 음악영화가 없는 거 같아요. 그래서 밝고 누군가로 하여금 순간 순간 감동을 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살고 싶어 했던 내일이라고 하잖아요. 내 영화를 본 사람들이 이후 문득 문득 행복이라는 단어가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이외에도 그는 UFC 격투기선수 김동현의 일대기를 영화화 하고 싶다는 마음도 드러냈다.
“김동현을 통해서 제대로 된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기도 해요. 시원시원한 액션신을 그려보고 싶어요. 내가 할 수도 있고요. 동현이 얘기를 실화로만 하면 조금 밋밋할 수 있어서 적당히 건달 이야기를 끼워 넣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김영호.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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