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현실이 되는 듯했던 자신감, 하지만 몇 분이 지난 이후 이는 허언으로 바뀌었다.
원주 동부 강동희 감독이 2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강동희 감독이 이끄는 동부는 6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6차전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64-66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시리즈 전적 2승 4패를 기록한 동부는 이로써 지난 시즌에 이어 또 다시 챔피언을 눈 앞에서 놓쳤다.
정규시즌 최강팀이었던 동부지만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무엇보다 불길한 것은 준우승에 머물렀던 지난 시즌과 비슷한 과정을 밟았다는 것. 지난 시즌 동부는 전주 KCC와의 대결에서 3차전 승리 후 4, 5차전을 내리 내줬고 결국 6차전에서도 패했다. 이번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동부는 2승 1패로 앞섰지만 이후 4, 5차전을 패했다.
하지만 경기 전 만난 강동희 감독은 자신감을 보였다. 강동희 감독은 "지난 시즌 6차전을 앞두고 기분과 차이가 있느냐?"라는 취재진의 물음에 "작년에는 마지막이라는 기분이 들었다"고 솔직히 표현한 뒤 "하지만 오늘은 7차전까지 갈 것 같다. 그리고 6차전이 실마리가 돼서 이기면 7차전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길 확률에 대해서는 "60~70% 정도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는 3쿼터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현실이 되는 듯 했다. 2쿼터까지 KGC와 팽팽한 경기를 펼친 동부는 3쿼터들어 한 때 17점차까지 앞서는 등 주도권을 확실히 잡았다.
하지만 챔피언 결정전내내 그들의 발목을 잡았던 체력에 또 다시 무너졌다. 이후 동부는 KGC에게 연속 3점포를 내주며 점수차가 좁혀졌고 결국 경기 종료 9.6초를 남기고 양희종에게 뱅크슛을 내주며 64-66이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작전타임이 없어 충분히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시간에서도 성급하게 공격을 하다가 동점이 무위로 돌아갔다.
결국 동부 선수단은 코트에서의 하이파이브 대신 쓸쓸히 라커룸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불과 30여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하지 못할 일이었다. 또한 경기 전 드러냈던 강동희 감독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이 허언으로 바뀌는 순간이기도 했다.
경기 후 패장인터뷰를 위해 취재진과 만난 강동희 감독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강 감독은 "4쿼터들어 선수들의 움직임이 공을 피할 정도로 무거웠다"고 패인을 분석하며 "물론 허무하고 아쉽지만 겸허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우승팀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심기일전해서 다시 도전하겠다. 많은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인터뷰실을 빠져 나갔다.
느낌은 지난 시즌과 달랐지만 결과는 같았다. 특히 올시즌에는 누구보다 강력함을 자랑했던 그들이기에 강동희 감독의 아쉬움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또 다시 챔피언 결정전에서 고개를 떨군 동부 강동희 감독. 사진=원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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