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사직구장 내야가 승부의 또 다른 변수가 됐다.
7일 롯데와 한화의 개막전이 열린 사직구장. 양팀 합계 실책이 3개였다. 으레 나올 수 있는 수치다. 그러나 실책과는 무관하게 이날 양팀, 특히 한화의 내야 수비가 상당히 불안했다. 내, 외야수들의 중계플레이 실수와 불안한 포구가 눈에 띄었으나 한편으로 불규칙 바운드에 내야수들이 손쉬운 타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모습이 나왔다. 쉽게 처리할 타구도 힘겹게 잡아 아웃으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3회초를 살펴보자. 1사 후 김주찬의 타구가 이대수의 글러브에 맞고 외야로 흘렀다. 타구가 느려져 김주찬이 단숨에 2루까지 진루해 후속 타자의 안타 때 홈을 밟았다. 1차적으로 한화 유격수 이대수가 집중력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대수가 잡기 직전 타구 바운드의 크기가 갑자기 커지며 이대수가 포구를 못한 탓도 분명히 있었다.
이 외에도 한화 한상훈이 평범한 2루 땅볼을 잡다가 놓쳐 가까스로 아웃을 시키기도 했고, 롯데 황재균도 1회초 빠른 강습 타구가 흙에 맞고 머리 위로 높게 튀어 팔을 위로 뻗어 포구한 다음 송구 밸런스를 잃어 실책을 범했다. 전체적으로 양팀 내야수들의 수비가 매끄럽지 못했다. 자세히 얘기하자면, 바운드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 혼이 났고, 류현진과 송승준의 투구 시간이 더욱 길어졌다.
사직구장은 지난해까지 내야에 황토 빛을 띄는 감람석 파쇄토가 깔렸었다. 그러나 여기에 발암 물질인 석면이 검출됐고, 실제 극소량이라 선수들의 건강에 무관하다는 검사결과가 나왔음에도 부산시와 롯데는 겨우내 지난겨울 마사토와 견운모를 새로 깔았다. 아울러 듬성듬성 나 있던 잔디를 완전히 새로 깔았다.
문제는 공사가 2월께 마무리되면서 흙이 덜 다져졌다는 것이다. 롯데는 꾸준히 흙 다지기를 했으나 근본적으로 선수들이 꾸준히 그라운드를 밟고 뛰어다니면서 다져져야 한다.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그러나 어느 부분에서는 흙이 많이 깔려 선수들이 스파이크로 밟았을 때 푹 들어갈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흙이 고르게 다져지지 않은 가운데 스파이크 자국이 그대로 남는다. 타자의 타구가 그곳에 닿을 경우 자연히 불규칙 바운드가 생기는 것이다.
특히 흙이 많이 깔리는 마운드에는 그런 현상이 더욱 심하다. 이날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최대성은 “처음에 디딤발이 마운드에 푹 빠지는 느낌이라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단순히 수비뿐 아니라 투구에도 지장이 있다는 것이다. 내야수와 주자들도 연신 경기 중 스파이크로 그라운드를 이리저리 휘저으며 수비하기 좋게 몸을 만드는 모습이었다.
어쨌든 교체된 흙이 사직구장에 제대로 다져지려면 시간이 좀 걸릴 듯하다. 시즌이 이미 시작됐고, 제대로 된 보수를 할 시간은 많지 않다. 사직구장 내야 그라운드에 변수가 생겼다 .내야수는 좀 더 집중하는 게 필요하고, 투수들도 이를 감안하고 투구를 해야 할 것이다.
[바뀐 흙이 보이는 사직구장 전경. 사진=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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