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구의 150km가 더 강할까.
개막 벽두부터 강속구 전쟁이 펼쳐질 조짐이다. 2008년 여름 자취를 감춘 뒤 팔꿈치 수술과 함께 군복무를 하느라 3년간 자취를 감췄던 롯데 우완 파이어볼러 최대성이 화려한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시범경기 막판 시험 가동된 최대성은 가볍게 150km 이상의 직구를 뿌리며 강속구 투수의 명성을 재확인시켰다. 최대성은 급기야 7일 한화와의 개막전서는 직구 최고 구속 157km을 찍었다. 이미 부상 직전 160km(비공인)을 찍었던 최대성이다. 재활이 성공적으로 끝났고, 올 정규시즌 내에 160km을 찍을 것인지가 관심사다. 이미 155km는 가볍게 던지고 있다.
최대성의 150km가 넘는 미사일 직구에 부산이 들썩였다면, 대구에서는 올 시즌부터 마무리로 전업한 LG 리즈의 강속구가 단연 돋보였다. 리즈는 이미 지난해에 비공인 신기록인 161km을 찍어 강속구의 사나이로 자리매김했다. 선발로 뛰다가 올 시즌 짧은 이닝 동안 더욱 힘 있는 공을 뿌려야 하는 마무리로 돌아섰으니 LG팬들은 리즈의 직구 구속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구 개막 2연전서는 일단 직구 최고구속이 153km 정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두 투수가 10일부터 잠실에서 강속구 미사일 전쟁을 한다. 최대성은 중간계투, 리즈는 마무리라는 점에서 직접적으로 맞대결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차피 이들은 불펜 필승조다. 누구의 강속구가 상대 타자의 방망이를 얼어붙게 만드느냐에 따라서 경기 종반 승부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더구나 강속구를 주무기로 삼는 두 투수가 한 경기서 같이 등판한다면, 그 자체로 잠실벌이 들썩들썩해지는 건 물론이요, 서로 라이벌 의식에 자존심 싸움까지 겹쳐 공에 스피드가 더 실릴 수도 있다.
둘의 공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와일드하다는 것이다. 둘다 볼이 빠른 건 맞다. 총알 같다. 그리고 변화구 제구력이 아직 미흡하다. 볼 끝도 삼성 오승환같이 묵직한 맛은 덜한 대신 투구의 탄착 지점이 어디로 형성될지 모른다. 탄착군이 일정하지 않고 볼이 날아들면서 오히려 타자들에겐 제구력이 좋은 투수보다 상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예전에는 두산 이혜천이 이런 평가를 받았다.
분명히 3연전을 치르면서 두 투수의 투구 결과에 따라 승패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롯데와 LG는 은근히 팀 컬러가 비슷하다. 개막 2연전서 완벽한 투타밸런스를 보여줬지만, 확실히 타선에 비해 마운드가 불안하다. 최대성과 리즈가 두 팀 마운드의 파랑새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극강의 스피드 맞대결 결과가 자칫 두 팀의 시즌 초반 행보를 결정 지을 수도 있다. 전통적으로 불펜이 약했던 두 팀은, 둘의 강속구를 앞세워 희망을 노래하려고 한다.
개막 2연전서 쾌조의 타격감을 보여준 두 팀 타자들이 최대성과 리즈의 강속구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가 가장 큰 관전포인트다. 확실히, 포수의 미트에 ‘퍽’하고 빠르게 꽂히는 직구는 매력이 있다. 관중을 즐겁게 하고, 타자도 위축시킬 수 있다. 이미 둘은 타자 입장에서 공이 상대적으로 잘 보인다는 개막 2연전 낮 경기서 타자들의 베트를 꼼짝 못하게 했다. 야간 경기서는 더더욱 타자들에게 불리할 전망이다.
제구력이 불안한 변화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이는 곧 두 투수의 위기관리능력을 비교, 분석할 수 있음을 뜻한다. 그래서 단순히 같은 150km를 뿌린다고 해도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던지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최대성과 리즈의 150km을 넘는 강속구 미사일을 유심히 지켜봐야 할 이유다.
[마운드에서 투구 후 잠시 앞을 바라보는 최대성(왼쪽)과 리즈(오른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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