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야외에서 펼쳐지는 야구는 농구, 배구 등 실내스포츠에 비해 날씨로 인한 변수가 많다. 심한 경우는 경기 개최 여부조차 결정지을 만큼 야구경기에서 날씨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100경기 이상을 치러야 하는 장기레이스에서는 날씨가 각 팀에 미치는 영향이 시즌의 흐름을 바꿔놓기도 한다.
비는 두 얼굴을 하고 있다. 빗속에서 경기를 하거나 살짝 젖어 있는 그라운드 위에서 경기를 벌이는 선수들은 평소보다 부상의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되어 있다. 반면 잦은 비로 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이 길어지면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신음하던 팀은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다. 이렇듯 부상의 위험과 휴식의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 바로 비다.
4개 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10일 경기는 모두 우천으로 순연됐다. 이날 홈에서 첫 경기를 치를 예정이던 LG, 넥센, 한화, KIA의 홈 개막전은 하루씩 늦춰졌다. 아직 많은 경기를 치르지 않은 상황인 만큼 지금 내리는 비가 특정 팀에게 크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LG의 경우는 타 팀에 비해 비로 인한 반사이익을 조금 더 받을 전망이다.
초반 한 경기를 덜 갖게 되면서 LG는 벤자민 주키치를 한 경기 빠르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 7일 개막전에 등판한 주키치는 정상적인 로테이션대로라면 13일 잠실 KIA전에 등판한다. 비와 관계없이 주키치의 등판 예정일은 고정되어 있지만 사이에 남은 경기가 3경기에서 2경기로 줄면서 LG는 5선발 대신 주키치를 등판시킬 수 있게 됐다.
한 경기가 밀리면서 LG는 윤석민(KIA)을 피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챙겼다. 10일 광주에서 삼성을 맞아 등판할 계획이던 윤석민은 우천취소에 따라 다시 11일 선발로 예고됐다. 10일 경기에 등판했다면 LG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인 15일에 다시 순번이 돌아오지만 11일에 등판하면서 윤석민의 두 번째 등판은 17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팀 스스로 장기레이스를 끌고 나갈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본격적인 순위경쟁이 시작되는 5월 이후 뒤쳐질 수밖에 없어 이러한 행운도 궁극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LG에게는 이번 한 주가 개막 2연전의 상승세를 이어나갈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할 고비이기도 하다.
[비 내리는 잠실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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