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일본에서는 배팅볼 투수의 몸값이 상당히 높습니다.”
10일 광주 삼성전이 일찌감치 비로 취소된 가운데 KIA 선동열 감독은 기자들과 환담을 나눴다. 선 감독은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며 “일본에서는 배팅볼 투수가 엄청나게 대접을 받는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팀당 10명정도는 될 것이다. 특히 요미우리 같은 팀은 정말 세심하게 관리를 한다. 예전에는 마쓰이의 전담 배팅볼 투수도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배팅볼 투수란 경기 전 타격훈련을 할 때 타자들에게 공을 던져주는 투수를 말한다. 당연히 정식 선수는 아니지만, 대개 야구 선수 출신들이 배팅볼 투수를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각 팀 당 1~2명 정도 포진돼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처우는 굉장히 열악하다. 구단에 소속돼 있긴 하지만, 정식 직원으로 인정받지를 못한다. 훈련이 끝난 뒤 뒷정리도 이들의 몫이지만, 철저하게 소외돼 있는 게 사실이다.
선 감독은 “우리나라도 배팅볼 투수들에 대한 대우가 좋아져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나라는 배팅볼 투수들이 단순히 타자들의 연습을 돕는 수준에 그치지만, 선 감독의 말대로 일본 특급 타자들에게는 전용 배팅볼 투수가 있다. 배팅볼 투수가 전 구단 타자와 투수의 특성을 알고 그에 맞게 볼을 뿌린다. 단순히 타자가 치기 좋게 직구를 던지는 게 아니라 변화구 구사도 수준급이라는 게 선 감독의 설명이다.
이어 “배팅볼 투수들이 10명 정도는 있으니까 돌아가면서 볼을 던져준다. 매일 던지는 게 아니라 자기들끼리 로테이션을 해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드는 것이다. 심지어 경기 직전 웨이트 트레이닝도 한다”고 부러운 시선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그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생기고, 실력을 인정받는 베팅볼 투수는 꽤 짭짤한 수익을 올린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배팅볼 투수가 또 하나의 야구 관련 직업으로 당당히 인정을 받는다. 아무나 배팅볼 투수를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사정은 어떤가. 물론 배팅볼 투수를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체계가 잡혀있지 않다. 심지어 타자 출신도 배팅볼 투수를 한다. 이들은 훈련은 고사하고 1~2명이 매일 배팅볼을 던져 어깨와 팔꿈치에 부상을 안고 산다. 그러다 볼을 던질 수 없으면 구단은 또 다시 다른 배팅볼 투수를 고용하고, 심지어 각 팀 투수 코치가 그 역할을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배팅볼 투수의 실력도 일본과 우리나라를 비교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도 대부분 선수 출신이라 직구와 변화구를 구사할 줄은 알지만, 제구력이 정확한 편은 아니다. 때문에 타자들도 일본 타자들보다 실질적인 이득이 적다. 수준급 배팅볼을 때리는 일본 타자들은 경기 전부터 생생하게 타격 감각을 끌어올리지만, 우리나라 타자들은 정작 배팅볼 투수와 실제 경기에 나서는 투수와의 격차가 크다보니 실전에서 큰 효과를 보지는 않는다. 배팅볼 투수들의 실력이 타자들의 실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결국 경기력에도 직결된다. 선 감독이 일본 배팅볼 투수들을 부러워한 건 이유가 있다.
[기자들에게 얘기를 하는 KIA 선동열 감독. 사진=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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