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 감독, '만년 하위팀' 우리은행을 어떻게 바꿀까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리은행이 만년 하위팀의 수모를 벗을 수 있을까.

여자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은 만년 하위권 팀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그렇다. 우리은행은 2008-2009시즌부터 지난 2011-2012시즌까지 네 시즌 연속 최하위를 차지했다. 나름대로 할 말은 있었다. 지난 2010년 봄 간판스타 김계령을 신세계로 트레이드하며 여자농구 사관학교를 자처했다는 것. 이는 곧 성적보다는 리빌딩에 방점을 뒀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김계령을 내보낸 뒤 뜻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젊은 유망주 위주로 팀을 운영하다보니 항상 박빙승부에서의 패배를 반복했다. 승부처에서 선수들을 하나로 묶고 이끌어줄 수 있는 베테랑이 없었다. 지난 시즌에는 임영희가 그런 역할을 했지만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더디다. 김계령의 반대급부로 데려온 양지희, 배혜윤을 비롯해 박언주, 박혜진, 이승아, 이정현, 이은혜 등의 실력은 우리은행의 기대만큼 쑥쑥 향상되지 않고 있다. 성적도, 리빌딩도 모두 쓴 맛을 봤다.

사실 감독을 자주 바꾼 탓도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몇 년간 사령탑을 자주 교체했다. 박명수 감독이 불미스러운 일로 팀을 떠난 뒤 박건연, 정태균, 김광은 전 감독 등 대부분 석연치 않게, 혹은 불미스럽게 팀을 떠났다. 감독 개인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구단이 기다려주지 않고 자주 변화를 시도한 경향도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은행이 10일 위성우 신한은행 코치를 감독으로 전격 영입했다. 전주원 코치도 데려왔다. 계약기간도 3년으로 비교적 넉넉하다. 일단 주위의 박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6년간 신한은행의 영화를 이끈 주역이다. 위 감독은 임달식 감독 밑에서 선수들과 감독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젊은 선수들 지도에도 일가견이 있다. 현재 신한은행의 중심으로 커나가고 있는 김단비, 이연화, 최윤아 등의 발굴 및 성장을 묵묵히 도운 이가 위 감독이다. 신한은행이 우승과 리빌딩을 모두 잡아낸 데에는 위 감독의 공이 혁혁했다.

우리은행은 바로 이런 점을 높이 사고 있다. 정체돼 있는 유망주들의 성장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성장하지 못해서 문제일 뿐, 우리은행은 잠재력만 놓고 보면 WKBL 6개 구단 중 최고 수준이다. 유망주들 중 1~2명만 확실하게 리그 정상급 실력을 보여준다면 상위권 진입도 불가능하지 않다. 여기에 경험 많은 FA들을 영입할 경우 더더욱 힘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위 감독은 선수단 파악에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물론 세부 사항은 알아가야 하지만, 기본적인 틀이나 문제점은 신한은행에 있으면서도 충분히 파악했을 것이다. 우리은행을 바꿀 시간도 3년으로 비교적 충분하다. 당장 우리은행이 우승할 수 있는 전력도 아니고, 4년간 최하위에 머물렀기에 부담도 없다. 여러모로 위 감독에게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우리은행 고위층에서 인내심을 갖고 위 감독의 리빌딩을 기다려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만 된다면 위 감독은 전 코치의 든든한 보좌 속에 신한은행에서 보여준 수완을 우리은행에서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작전 지시를 하는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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