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13년만의 개막 3연패다.
야구에서 1안타를 치고 승리할 확률은 어느 정도일까. 정확한 통계를 알 수는 없지만, 분명 크지 않다. 1안타를 치고 승리하려면 그 1안타가 결승 홈런이거나 상대 실책이나 볼넷 등이 반드시 뒤섞여 있어야 한다. 그 정도로 쉽지 않다. 11일 광주 KIA전서 삼성이 단 1안타를 치고 패배했다. KIA 에이스 윤석민의 호투가 너무나도 눈이 부셨지만, 삼성 타선도 너무 무기력했다.
삼성은 이날 결과적으로 구원에 실패해 패배했다. 하지만, 삼성 구원진에 모든 패배의 책임을 돌릴 수 없다. 안지만이 0-0이던 9회말 내보낸 주자가 결국 패배의 원흉이 됐고, 1사 만루 상황에서 올라온 권혁이 김원섭에게 풀 카운트 접전 끝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권혁이 원래 제구력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해도 그 상황에서는 누구든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구원진이 구원에 실패했다고 해도 단 1실점이다.
그렇다면, 결국 패배의 실질적인 원인은 타선이다. 삼성 타선은 이날 단 1안타에 그쳤다. 국내 최고 투수 KIA 윤석민이 위력 있는 직구와 슬라이더 조합을 내세우자 꼼짝하지 못했다. 안타라곤 3회초 2사 후 김상수의 중전안타뿐이었다. 9회초 뒤늦게 한기주에게 2개의 볼넷을 얻었지만, 후속타가 끝내 불발됐다. 심지어 3루도 9회초에 밟은 게 유일했다. 단 2번의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도 “상대 선발 투수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게 패인이다”라고 아쉬워했다.
전체적으로 타선이 무기력했다. 윤석민이 좋은 볼을 던졌지만, 삼성 타선도 윤석민의 페이스에 너무 쉽게 말렸다. 윤석민의 볼 배합을 전혀 읽지 못한 채 줄줄이 삼진을 당했고, 특히 9회초 1사 1,2루 찬스에서 최형우, 박석민이 연이어 범타로 물러나 흔들리던 한기주를 도와주고 말았다.
특히 박한이의 공백으로 생긴 2번 타순에 고민이 많다. 류 감독은 이날 5년차 우동균을 선발 우익수와 2번 타자로 내보냈지만, 우동균은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전체적으로 테이블 세터가 안정되지 못하다 보니 이승엽, 최형우, 박석민에게 타점 찬스가 주어지지 않는다. 8개 구단 최강의 중심 타선도 밥상이 차려지지 않으니 무용지물인 셈이다. 타선 부진이 3연패를 야기했다.
이로써 삼성은 개막 3연패 수모를 맛봤다. 삼성의 개막 3연패는 1999년 개막 3연패 이후 13년만의 일이며, 구단 사상 두번째다. 특히 올 시즌의 경우 ‘1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던 상황에서 나온 3연패라 더더욱 충격적이다. 당장 12일 KIA와의 격돌이 준비돼 있고, 13일부터는 시즌 초반 만만치 않은 기세의 넥센과 대구에서 만난다. 자칫하다 연패모드가 길어질 경우, 시즌 자체가 꼬일 수 있다. 결코 순위싸움의 이득을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이다.
[끝내기 볼넷을 내준 권혁. 사진= 광주 한혁승 기자 hanph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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