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현직 4번 타자가 아닌 전직 4번 타자에게서 터졌다.
오릭스 버팔로스 팀 첫 홈런 주인공은 이대호가 아니었다. '빅보이' 이대호는 12일 일본 지바 QVC 마린필드에서 펼쳐진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시즌 타율은 .220까지 떨어졌다. 반면 T-오카다는 올시즌 팀의 첫 번째 홈런을 때리는 등 4타수 3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대호는 팀이 치른 11경기에서 모두 4번 타자로 나섰다. 타율도 .220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오릭스나 이대호에게 더욱 아쉬움을 남기는 것은 2루타 이상의 장타가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속팀 역시 개막 이후 10경기동안 단 한 개의 홈런포가 나오지 않으며 이대호의 부담감은 가중됐다. 4번 타자로서 뭔가를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길 수 밖에 없는 노릇.
이제 팀의 첫 홈런이 나왔다. 12일 지바 롯데와의 경기에서 6번 타자 T-오카다가 9회 홈런을 터뜨린 것. 이제 두 가지 가능성이 생겼다.
첫 번째 가능성은 이대호가 그동안의 부담을 벗고 서서히 기지개를 켤 수 있다는 점이다. 팀의 첫 홈런이 터진만큼 반드시 홈런을 쳐야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살아날 수 있다.
반면 더욱 깊은 늪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홈런을 때린 선수가 다름아닌 전직 4번 타자인 T-오카다이기 때문이다. T-오카다는 이대호 입단 전만 하더라도 오릭스의 붙박이 4번 타자였다. 이런 가운데 T-오카다가 팀의 첫 홈런을 때림과 동시에 3안타 맹타를 휘둘렀기에 이대호는 4번 타자를 뺏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부진이 계속될 수 있다.
T-오카다의 홈런포는 이대호에게 호재일 수도 있고 악재일 수도 있다. 그야말로 생각하기 나름이다. 이를 이대호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모습도 달라질 수 있다.
[T-오카다(왼쪽)의 홈런포에 이대호는 어떻게 반응할까.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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