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마수걸이포가 터지지 않고 있다.
동갑내기 친구 추신수(30·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이대호(30·오릭스 버팔로스)가 약속이나 한듯 홈런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추신수는 타율 .167(18타수 3안타), 이대호는 .220(41타수 9안타)에 그치고 있다. 추신수는 출루율이 4할인 것이 위안이지만, 이대호의 경우 출루율마저 2할대(.289)에 머물러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홈런 포함 장타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이른바 ‘똑딱이’ 스타일이 아닌 두 선수에게 있어 홈런의 중요성은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크다. 문제는 첫 홈런이 언제 터지느냐의 여부다. 현재 부진의 원인 중 하나가 홈런부재에서 왔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투수들은 장타의 위험이 없는 타자에게 몸쪽 승부를 거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거포에게는 한 방에 점수를 빼앗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타자에게는 실투하더라도 1루를 내줄 뿐이다. 투수는 더 자신 있게 공을 던질 수 있고, 그럴수록 홈런뿐만 아니라 타율이나 출루율에서도 손해를 볼 수 있다.
지금 추신수와 이대호가 처한 상황이 그렇다. 투수들이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고 들어오다 보니 카운트가 불리해져 홈런은 커녕 안타를 만들어 내기조차 쉽지 않다. 투수들이 조심하지 않고 과감하게 승부를 걸어오고 있지만 오히려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며 말려드는 것이 추신수와 이대호의 현재 모습이다.
특히 이대호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추신수는 빠른 발을 가지고 있어 투수들이 출루를 시키기 싫어하는 유형의 선수다. 따라서 까다로운 승부를 할 수 있고, 역설적이게도 이로 인해 출루의 기회가 많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베이스 위에서 위협적이지 않은 이대호는 '내보내도 그만'인 취급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반발력이 약한 공인구 역시 이대호에게는 악재다. 공인구는 일본 투수들이 마음놓고 공을 던질 수 있게 하는 원인을 제공했다.또한 홈런 가뭄은 선수를 조급하게 만든다. 홍성흔은 1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이대호에 대해 "(홈런이 안 나와도) 본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주위에서 얘기가 나오다 보면 심리적으로 쫓기게 된다. 지난 시즌에 나도 그랬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선수 자신이 의식할 수 밖에 없다.
홈런이 없으면 투수들이 더 자신감 있게 공을 뿌리게 되고, 자신감이 넘치는 투수에게 홈런을 뽑아내기는 더 어렵다. 무홈런이 길어질수록 부진의 늪도 깊어진다. 첫 홈런은 그래서 중요하다. 때로는 카운트를 잡고 들어오려는 투수의 심리를 역이용해 초구도 노려칠 수 있는 결단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홈런이 없는 추신수(위)와 이대호.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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