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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유년시절 길을 가다 넘어지면 무릎에 상처가 난다. 빨간약을 바르고 몇 일이 지나면 까맣게 생긴 딱지가 생긴다. 딱지가 떨어져 새살이 돋기까지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살살 간지럽기도 하고 빨리 떼어버리고 싶어 긁어보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4년만에 컴백한 가수 자두(30. 김덕은)는 이런 과정들을 거친 것 같다고 했다. 회복이라는 뜻의 '레스토레이션'(Restoration)이라는 앨범을 들고 나타난 자두는 예전과 다르게 조금은 차분해지고 어딘가 훌쩍 커버린 것 같았다. 자두는 오랜 공백기를 재밌다는 듯 털어놨다.
Realizations(실현). 피아니스트 김광민의 즉흥연주에 맞춰 노래, 꿈이 이뤄지는 순간
"저는 꿈을 이뤄가고 있는 중이에요. 초등학생 때 내가 만든 곡으로 내가 하고 싶은 노래를 하고 싶다고 꿈꿨어요. 어느 날엔가 TV를 보는데 '수요예술무대'에서 김광민 선생님이 피아노를 연주하셨어요. '아, 저 아저씨랑 무대에서 같이 노래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이 기억나요."
"얼마 전에 김광민 선생님을 만나는 기회가 있었어요. 선생님께서 기분이 좋으셨던지 갑자기 피아노를 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노래를 해보라고 하셔서 얼떨결에 30분정도 즉석에서 공연이 이뤄졌어요. 정말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어요. 꿈이 현실이 된거죠. 아! 그리고 조만간 방송에서 김광민 선생님과 저의 모습을 볼 수 있으실거에요. 기대해 주세요."
Excruciation(고민). 가수 자두에 대한 고민
"강두오빠와 함께 '더 자두'로 활동할 때는 정말 바빴죠. 매일같이 스케줄이 있었으니까. 정말 자다가 일어나서 무대에 올랐죠. 한 마디로 무대에 대한 감사와 기쁨이 없었어요."
"그리고 내가 자두가 된 것에 대해 고민하는 시기가 찾아왔어요. 아무도 내 음악을 인정해 주지 않는 것에 대해 섭섭함이 있었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은 이게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불만도 많았었죠."
Search(탐색).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으며 방황하다
"고민하던 중 제가 옛날에 꿈꿨던 것들 내가 해야하는 음악들에 대해서 찾는 시간들이 주어졌어요. 개인적으로 방황도 하고 슬럼프가 왔어요. 삶이 공허하기도 했고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되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거죠."
Test(시험). 친한 사람에게 당한 배신… 힘든 시간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5집 활동이 끝나고 같이 일하던 사람에게 사기를 당했어요. 그 일로 활동도 중단하게 됐고 아무것도 남은 게 없을 정도로 금전적인 손해를 크게 봤어요."
"그 사람 때문에 몇 년 동안이나 법정에 가서 증인을 서야 했어요. 처음 법원에서 그 사람을 봤을 땐 정말 그 사람을 향해 분노가 끓어 오르더라구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람이 불쌍해졌어요. 지금 저 사람도 힘들거라고 생각하니 그 사람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게 됐어요. 지금은 괜찮아요."
"사실 마음이 무너지고 세상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았을 때 저를 일으켜 준 것은 기도에요. 차를 타고 올림픽대로를 지나면서 펑펑 울기도 했죠. 하지만 그것도 저에겐 기도였어요. 그리고 시간이 나고 마음이 어려울 때면 교회로 향해 기도하는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면 정말 평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Restart(다시 시작). 다시 시작
"활동을 다시 시작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1일분'은 이미 3년 반 전에 만들어 놓은 곡이에요. 여러분들 앞에 다시 나오는 것이 이렇게 어렵게 될지 정말 몰랐죠. 하지만 저는 오랜 시간 전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었어요."
Assistance(도움). 도움의 손길들
"새롭게 시작하고 나서 많은 도움의 손길들이 찾아왔어요. 음악작업도 뮤직비디오를 찍는 것도 힘들이지 않고 순조롭게 진행됐어요. 예정에 없었던 '김밥'과 '대화가 필요해' 뮤직비디오는 '1인분'을 찍고 재밌어서 또 찍게 된거에요."
"또 옆에서 크고 작은 모든 일들에 대해서 (윤)은혜가 정말 도움을 많이 줬어요. 은혜의 존재자체가 도움이 많이 됐어요."
Thank(감사). 내 곁에 있어준 사람들
"처음 활동을 시작한 때부터 지금까지 변치 않고 저를 지켜준 소속사 식구들이 가장 많은 힘이 됐어요. 이젠 정말 가족같은 사람들이죠. 그리고 제가 힘들 때 손을 먼저 내밀어 줬던 은혜를 빼놓을 수 없겠죠.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Influence(영향력).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
"이번에 발매한 '1인분'은 이별 노래에요. 하지만 슬프게 노래하지 않았어요. 제가 부른 노래가 사람들에게 공감되고 위로를 건넬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하게 될 음악도 그래요. 제 노래가 사람들의 마음을 만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저도 더 성숙하고 매일 성장해야겠죠. 절망의 순간에도 희망할 수 있는 그런 노래로 영향을 끼치고 싶어요."
Obedience(순응). 내게 주어진 상황에 순응하는 것
"삶을 살다보면 내 뜻과는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들을 만나게 되요.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이 때에 내 힘으로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기보다 힘을 빼고 진지하게 나를 만나는 시간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New(새로움). 새로운 자두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저는 옛날과는 다른 새로운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지금 저에겐 새로운 것이 많죠. 누군가를 용서할 수 없었던 제가 용서하게 됐구요. 추구하는 음악도 새롭고 삶을 대하는 방식도 새로워졌어요."
'RESTORATION'(회복). 자두 본연의 모습으로 회복
지난 시간동안 자두는 상처 후의 딱지가 떨어지는 시간들을 거쳐 회복됐다. 힘들었던 시간이라도 지금은 감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하는 그녀는 왠지 빛나보였다. 회복한 그녀가 본연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어떤 말을 건넬지 궁금하다. 돌아온 자두, 회복을 노래하고 있다.
[새 앨범 '자두 레스토레이션'으로 컴백한 가수 자두. 사진 = 더 하우스 컴퍼니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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