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 부족한 경기였다.”
18일 잠실 두산전서 패배해 3연패에 빠지자 삼성 류중일 감독은 2% 부족하다고 말했지만, 시즌 초반 삼성의 경기력은 자신들의 실력에 2%가 아니라 20% 이상 부족하다. 1~2경기가 아니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심화되고 있다. 곳곳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타선은 득점 연결 고리가 꽉 막혀있고, 마운드는 선발과 불펜할 것 없이 균열 양상을 띄고 있다. 게다가 18일 경기서는 주루와 수비마저 불안했다. 어느 분야도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개막 3연패 뒤 3연승. 그리고 다시 3연패. 롤러코스터도 이런 롤러코스터가 없다.
▲ 투타 엇박자
15일 대구 넥센전, 17~18일 잠실 두산전은 올 시즌 삼성이 겪고 있는 문제가 종합적으로 드러난 경기들이었다. 세 경기의 공통점은 믿었던 선발투수들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차우찬, 장원삼, 윤성환은 삼성이 자랑하는 원투스리펀치다. 그러나 차우찬은 2경기서 7이닝 11실점 평균자책점 14.14로 추락했고, 장원삼과 윤성환은 첫 경기서 깔끔한 스타트를 끊었으나 두 번째 등판에서 무너지면서 평균자책점 11.88, 2.84가 됐다. 개막 열흘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세 사람이 합작한 패배가 5패다. 이는 고스란히 3승 6패라는 현 성적에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최강이라던 선발진이 흔들린다. 그러다 보니 불펜이 지킬 점수가 없다. 아니, 박빙 혹은 뒤지는 경기서 불펜 투수들이 연이어 실점하며 경기의 맥이 풀리게 한다. 권오준은 4경기 평균자책점 4.91, 정현욱이 3,86, 안지만이 3.18, 권혁은 0이다. 그러나 숫자와는 달리 등판할 때마다 상대 타자를 압도하던 카리스마가 사라졌다. 구위 자체가 지난해만 못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러면서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4.08이다. 삼성 마운드 이미지와 안 어울린다.
마운드에서 줄줄 점수가 세니, 경기 흐름 자체를 가져올 수 없다. 타자들의 부담은 배가된다. 그럴수록 더욱 꼬인다. 이승엽과 박석민을 제외하고는 좋은 흐름을 보이는 타자가 없다. 경기를 치르면서 주전 타자 9명 중 적어도 4~5명이 좋은 페이스를 유지해야 이길 수 있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지금 삼성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설령 타선이 터져도 마운드에서 실점을 하는 엇박자 야구가 이어지고, 투수가 호투하면 타선이 침묵한다. 팀 타율 0.237, 평균 득점은 3.6점이다. 안 풀리는 집안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 수비와 주루도 흔들
18일 경기서는 수비와 주루 플레이도 흔들거렸다. 4회초 1사 3루 위기서의 전진수비는 결과론으로 볼 때 성급했다. 5회말에는 윤성환의 뒤늦은 수비 동작으로 정수빈에게 내야 안타를 내준 게 도화선이 돼 추가점을 내줬다. 6회말에는 2사 후 정수빈의 애매하게 뜬 타구를 손주인이 잡다가 놓치며 안 줘도 되는 2루타를 내줬다. 이후 이종욱의 내야 땅볼도 김상수가 옳게 처리하지 못해 이종욱을 살려준 건 물론, 2루주자 정수빈마저 홈을 밟게 하고 말았다. 두산 발야구에 농락을 당했지만, 한편으로 삼성 내야진의 느슨한 대처가 옥에 티였다.
9회초에는 결정적인 주루사가 두 차례나 나왔다. 1사 2루 찬스에서 손주인의 짧은 안타 때 대주자 강명구가 무리하게 홈을 파고들다가 흐름을 빼앗겼고, 계속된 2사 2루에서는 손주인이 잠깐 집중력을 잃어버린 사이 포수 최재훈에게 견제사를 당하며 허무하게 경기가 끝났다. 이런 부분은 선수들이 조금 더 집중하면 되는 것인데,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고 기본적인 플레이마저 흔들리고 말았다. 0-4에서 3-4로 잘 추격해놓고도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렸다.
18일 잠실을 찾은 모 야구인은 “삼성이 흔들리는 건 전력의 문제라기보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삼성의 전력은 나머지 팀들보다 뒤처지는 게 없다. 하지만, 투타가 흔들거리자 수비와 주루마저 집중력이 떨어지는 건 약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롤러코스터 야구를 하루빨리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일단 팀 분위기부터 바꿔야 한다.
[시즌 초반 위기를 맞은 삼성 선수단. 사진=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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