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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바르셀로나(스페인)를 상대로 무실점 승리를 이끈 첼시의 ‘질식수비’가 화제다. 첼시(잉글랜드)는 올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만 14골을 기록 중인 메시(아르헨티나)를 어떻게 상대했을까?
첼시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2011-1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첼시는 오는 25일 바르셀로나의 홈구장 캄푸 누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결승전에 오르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비야스-보아스(포르투갈) 시절 4-3-3과 4-2-3-1 포메이션을 혼용해서 사용했던 첼시는 디 마테오(이탈리아) 감독대행 체제 이후 4-2-3-1 체제로 시스템을 굳혔다. 높았던 수비라인은 내려왔고 전진 압박은 사라졌다. 또한 4-3-3 포메이션에서 중용됐던 측면 공격수 스터리지(잉글랜드)도 달라진 시스템으로 인해 벤치에 앉는 시간이 늘어났다.
영국의 축구 칼럼니스트이자 축구 전술 블로그 조날마킹의 에디터인 마이클 콕스는 최근 달라진 첼시의 수비 시스템에 주목했다. 여러 가지 변화요인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미드필더에 있다. 4-3-3 시절 첼시는 1명의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와 2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내세웠다. 보통 미켈(나이지리아) 또는 에시엔(가나)이 ‘1’의 역할을 수행했고 램파드(잉글랜드)와 메이렐레스(포르투갈) 또는 하미레스(브라질)가 ‘2’에 포진했다. 하지만 디 마테오의 4-2-3-1에선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최종 수비를 보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영국 언론들은 대부분 첼시가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지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메시를 봉쇄하기 위해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디 마테오 감독은 더 조심스럽게 바르셀로나를 상대했다. 포백 수비 앞에 2명이 아닌 3명을 배치했다.
숫자상으로 디 마테오의 전술은 케디라(독일) 또는 디아라(프랑스), 알론소(스페인), 페페(포르투갈)로 바르셀로나를 상대했던 레알 마드리드의 ‘트리보테(3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역할상의 차이는 분명했다. 전문 미드필더인 미켈은 본래 중앙 수비수인 페페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바르셀로나를 견제했다. 거칠게 바르셀로나를 상대했던 페페와 달리 램파드, 메이렐레스와의 협력을 통해 효과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미켈은 이날 경고를 받지 않았다.
또한 미켈은 포백 앞에서 무조건 지키는 수비를 하지 않았다. 바르셀로나가 볼을 소유하면 적극적으로 올라가 샤비(스페인)를 압박했다. 경기 도중 미켈이 자주 램파드, 메이렐레스 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인 것도 그 때문이다.
이처럼 디 마테오 감독은 메시를 활용할 바르셀로나의 중앙 돌파를 차단하는 것에 심혈을 기울였다. 전반에 몇 차례 실점 위기를 내주기도 했지만 다행히 산체스(칠레)의 로빙슈팅은 크로스바를 맞았고 파브레가스(스페인)의 슈팅은 애슐리 콜(잉글랜드)이 걷어냈다. 운도 따랐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 ‘질식수비’라고 표현한 첼시의 수비전술이 바르셀로나전 무실점의 일등공신인 것 또한 틀림없는 사실이다. 첼시는 3명의 미드필더를 통해 메시의 공간을 지웠고 직선 돌파가 위협적인 하미레스를 활용해 바르셀로나의 유일한 약점이었던 알베스(브라질)의 뒷공간을 공략했다. 무작정 엉덩이를 뒤로 빼고 수비만 한 것은 아니다.
[사진 = 스페인 마르카 홈페이지 캡쳐]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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