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청주 김진성 기자] 삼성타선이 오랜만에 시원하게 터졌다.
20일 청주구장. 한화와 시즌 첫 맞대결을 앞둔 삼성 선수들의 표정은 비장했다. 이날 만약 패배할 경우 한화와 함께 공동 최하위로 내려앉기 때문이다. 명색이 디펜딩 챔피언으로써 올 시즌에도 유력 우승후보로 불리고 있는 팀이 7위로 내려앉은 것도 창피한 일인데 최하위 추락은 아무리 시즌 초반이라고 해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때마침 베팅 케이지 바로 뒤에서 타자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던 류중일 감독도 이날 선발 라인업을 대폭 수정했다. 테이블 세터의 출루율이 약하다고 판단해 배영섭을 7번 타자로 내렸고, 최근 컨디션이 좋은 김상수와 박석민을 나란히 1,2번 타순에 놓았다. 그럭저럭 2번 역할을 착실히 수행하던 우동균은 6번에 배치돼 류 감독에게 한 방을 기대 받았다. 이어 19일 잠실 두산전 직전 김헌곤 대신 1군에 등록한 조영훈이 5번 지명타자로 시즌 첫 선발 출장했고, 타격 부진에 허덕이던 채태인은 벤치를 지켰다. 1루수 미트는 이승엽이 꼈고, 진갑용도 오랜만에 8번 타자와 포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삼성의 선발 라인업은 김상수-박석민-이승엽-최형우-조영훈-우동균-배영섭-진갑용-손주인이었다.
결과적으로 류 감독의 타순 변경은 성공을 거뒀다. 2회초였다. 선두 타자 조영훈이 중견수 키를 넘는 2루타를 터트린 데 이어 배영섭이 차분하게 볼넷을 얻어 1사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서 후속 진갑용이 깨끗한 좌전 적시타를 뽑아 선취점을 올렸다. 계속해서 최근 타격감이 좋은 손주인이 우전 적시타를 뽑았고, 상대 내야 실책이 겹친 1사 2,3루 찬스에서는 김상수가 가운데 담장을 넘는 시즌 1호 스리런 홈런을 폭발했다. 2회에만 5안타 1볼넷으로 5득점하는 응집력을 과시했다.
3회초에도 2사 후 배영섭의 안타와 볼넷에 이어 진갑용이 또 다시 중전 적시타를 때려 추가점을 기록했다. 6회초에는 바뀐 투수 송창식을 상대로 박석민이 장외홈런을 터트리며 흐름을 이어갔다. 8회초에는 이날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던 진갑용이 송창식에게 우중간 홈런을 터트리며 승부를 사실상 갈랐다. 결국 삼성은 9-4로 한화에 완승을 거뒀다.
삼성은 이날 김상수의 결정적인 3점 홈런을 포함해 홈런만 3개가 터졌다. 아울러 11안타 4볼넷 9득점이라는 응집력을 과시했다. 진갑용이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선보였고, 이승엽이 4타수 2안타, 박석민이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김상수가 5타수 1안타 3타점을 선사했다. 조영훈과 손주인도 4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배영섭도 3타수 1안타 2득점으로 제 몫을 했다. 한화가 추격 흐름 속에서 번번이 득점 기회를 놓친 것과는 대조가 됐다.
삼성은 이로써 오랜만테 투타가 조화되는 경기를 펼쳤다. 선발 고든이 6이닝 2실점하며 제 몫을 해줬고, 불펜도 그럭저럭 잘 막아줬다. 마운드야 최근 부진했어도 기본 실력이 있는 팀이니 결국 삼성 부활의 열쇠는 타선이다. 일단 타격의 구장이라는 청주에서 11안타 4볼넷 9득점하며 기분 전환을 확실하게 했다. 이제 이 좋은 감각을 다음 경기로 이어가는 게 중요해졌다.
[3안타를 기록한 진갑용.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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