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청주 김진성 기자] 그야말로 뜨거운 방망이쇼였다.
20일 청주구장. 7위를 달리는 삼성과 8위를 달리는 한화가 시즌 첫 맞대결을 가졌다.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두 팀이었지만, 이승엽과 김태균의 오랜만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경기 전 이승엽과 김태균은 삼성 덕아웃 앞에서 만나 담소를 나누며 친분을 과시했다. 시범경기 후 첫 만남이라 정답게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친분은 친분이고, 승부는 승부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예의 날카로운 방망이 실력을 과시하며 양팀의 타선을 이끌었다. 이승엽과 김태균은 변함없이 3번 타자와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양팀 선발투수는 브라이언 고든(삼성)과 안승민(한화). 이름 값이나 시즌 초반 페이스나 고든에게 무게가 가는 선발 매치업이었다. 그래서일까. 이승엽의 방망이가 팽팽 돈 반면, 김태균은 최소한의 이름값을 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절대 홈런이나 큰 것 한방을 의식하지 않고 팀에 필요한 타격을 했다는 점이다.
▲ 이승엽, 부드럽고 가볍게…명불허전
이승엽은 지독하게 터지지 않는 삼성 타선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앞, 뒤에서 어지간히도 터지지가 않지만, 절대 상대 투수에게 말리는 법 없이 자신의 스윙을 한다. 19일 잠실 두산전서는 시즌 2호 홈런을 터트릴 정도로 홈런도 꾸준히 생산하고 있다. 이날 홈런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고비 마다 제 몫을 해냈다. 특히 가볍고 부드러운 스윙을 선보여 명불허전의 실력을 드러냈다.
1회초 첫 타석에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이승엽은 2회초 후배들이 대거 5점을 뽑아낸 뒤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두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안승민을 상대로 볼카운트 2-0의 유리한 상황에서 안승민의 몸쪽 슬라이더를 가볍게 잡아당겨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4회초에는 1사 1루 상황에서 세번째 타석에 들어선 가운데 중견수 키를 넘는 큼지막한 2루타를 뽑아냈다. 왼손 투수 마일영의 제구가 되지 않은 슬라이더를 받아쳐서 기록한 것이었다. 6회초 네번째 타석에서는 송창식을 상대로 중견수 플라이, 9회에는 최우석에게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이승엽은 이날 5타수 2안타로 제 몫을 다했다. 또한, 이날 2안타로 역대 34번째로 1300안타를 기록하는 기쁨도 누렸다.
▲ 김태균, 2루타가 단타 되다… 첫 득점에 위안
김태균은 이날 전까지 타율 5할을 기록하고 있었다. 대신 홈런과 득점은 단 1개도 없었다. 홈런이 없었던 건 큰 타구를 의식하지 않고 팀 베팅을 한 결과였고, 득점이 없었던 건 후속 타자들이 지독하게 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도 홈런을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11경기만에 첫 득점을 신고했다.
1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김태균은 높은 직구를 툭 밀어 쳤지만, 2루 땅볼이 됐다. 그러나 4회말에는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두번째 타석에서 고든의 한 가운데 커브를 정확하게 받아쳐서 가운데 담장을 직접 때리는 타구를 만들었다. 그러나 타구가 너무 빨랐고, 삼성 배영섭이 재빨리 펜스 플레이를 하는 바람이 김태균은 2루에 가지 못했고, 결국 단타로 기록됐다. 5회말 2사 1,2루에서는 볼넷 2개를 허용하며 흔들리던 고든을 끌어내릴 절호의 기회였으나 바깥쪽으로 절묘하게 제구되는 직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4점 뒤진 상황에서 추격의 일타를 날리지 못했다. 4점 뒤지던 7회말 1사 1,2루 찬스에서도 권혁에게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9회말에는 정현욱에게 볼넷을 얻어 걸어나갔다. 김태균은 찬스에서 화끈한 한방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최소한의 몫을 해냈다.
두 거포는 이날 화끈한 홈런포를 가동하지는 못했지만, 팬들의 기대대로 명불허전의 타격쇼를 선보였다. 결과적으로는 9-4로 삼성이 승리를 거뒀고, 내용상으로도 2안타의 이승엽이 1안타의 김태균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뜨거운 방망이 대결을 펼친 이승엽과 김태균. 사진=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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