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0승 1무 5패 승률 0.667. 롯데가 최고의 4월을 보냈다. 29일 부산 LG전서 승리하고 두산과 함께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승률은 무려 0.667. 이는 롯데 구단 역사상 1986년(13승 1무 6패, 0.684) 다음으로 가장 높은 승률이다. 2009~2011년 0,348, 0.393, 0.333의 승률에 그쳤던 롯데로써는 그야말로 근래 들어 최고의 4월을 보냈다고 할 수 있다.
▲ 시범경기 부진이 약 됐다
롯데는 시범경기서 3승 9패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2004년에 이어 8년만의 일이었다. 타선은 이대호가 빠져나간 공백이 커 보였고, 마운드는 장원준, 임경완의 공백에 FA 이적생 이승호, 정대현마저 이탈하면서 휑할 정도였다. 극심한 투타 엇박자 속 막판 6연패를 당하며 최악의 분위기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막상 7일 한화와의 개막 2연전서 모두 승리하며 깔끔한 출발을 보이더니 4월 한달 10승 1무 5패라는 호성적을 올렸다. 2연패가 두 번뿐이었고, 3연승과 2연승이 각각 두 차례였다.
홍성흔은 “시범경기서 최악의 성적을 거둔 게 약이 된 것 같다. 정규시즌 들어 좀 더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 선수들이 이대로 무너지지 않고 똘똘 뭉친 게 좋은 성적으로 연결됐다”라고 말했다. 양승호 감독도 “시범경기서 부진한 뒤 냉정하게 우리의 전력을 평가했다.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풀어나간 게 주효했다”라고 말했다.
▲ 마운드, 기대 이상으로 선전, 어떻게든 이긴다
롯데 마운드는 4월 한달간 팀 평균자책점 3.97(4위)을 기록했다. 위에서 언급한 투수 4명 없이도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것도 27일 부산 LG전서 20점을 내주지 않았더라면 더 내려갈 수 있었다. 양 감독은 “미리 미리 바꿔준 것 밖에 없다”라고 말했지만, 팔꿈치 수술을 딛고 돌아온 최대성을 철저하게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등판시켰고, 이용훈과 김수완을 롱릴리프 겸 셋업맨으로 활용해 불펜을 강화했다. 또한, 이명우와 강영식을 왼손 셋업맨과 원포인트 릴리프로 사용했고, 사이드암 김성배도 절묘하게 써먹었다. 마무리 김사율도 굳건했다.
그 결과 롯데는 현재 김사율이 5세이브로 세이브 부문 2위를 달리고 있고, 최대성은 5홀드로 홀드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양 감독의 기가 막힌 투수 운용이 그대로 먹힌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장원준의 빈자리는 3승 평균자책점 1.53의 쉐인 유먼이 100% 메워줬고, 라이언 사도스키가 부진했지만, 송승준, 고원준도 나름대로 제 몫을 했다. 선발진이 좀 부진할 때는 타선이 폭발하며 투타 밸런스가 맞아 들어갔고 타선이 덜 터질 때는 마운드가 물셀 틈 없이 막아줬다.
롯데 타선은 4월 한달간 팀 타율 0.305(1위), 팀 득점 85개(3위), 팀 타점 75개(3위), 팀 OPS 0.776(1위), 팀 득점권타율 0.325(3위) 팀 도루 21개(3위) 등 팀 홈런 7개(6위)를 제외하고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이대호가 빠지면서 팀 홈런은 확 줄었다. 하지만, 오히려 기동력과 작전 수행 능력은 배가됐다.
이대호가 주자로 나가면 안타 3개가 나와야 득점이 될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전준우, 홍성흔이 3,4번 타순에 완벽하게 자리를 잡으며 중심을 잡았고, 김주찬과 조성환은 최고의 테이블 세터를 이뤘다. 강민호, 박종윤, 손아섭 등도 중, 하위 타순에서 균형을 잡으니 특정 타자에게만 집중 견제를 할 수 없어 오히려 개개인에 대한 견제는 줄어들었다. 타선은 여전히 잘 쳤고, 불펜이 살아나니 수준급 선발진과 함께 최고의 투타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
▲ 수비 안정화, 부상 방지가 과제
전문가들은 이대호, 장원준이 빠져나간 롯데를 중위권 전력으로 봤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두산과 함께 공동 1위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드디어 “이기는 야구”를 할 줄 안다고 한다. 맞다. 롯데는 이기는 맛을 확실하게 알고 있다.
이제 롯데의 과제는 명확하다. 넥센에 이어 최다 2위를 차지한 팀 실책(14개)을 줄여야 한다. 롯데는 황재균과 문규현이 실책 3개를 기록하는 등 3유간이 불안한 모습이다. 특히 황재균의 경우 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더하면 안정감이 다소 떨어진다. 이상하게도 사직구장의 갈아 엎은 흙에 완벽하게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문규현은 28일 부산 LG전서 불의의 무릎 부상을 입어 열흘 정도 빠지게 됐다. 신인 신본기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일단 29일 부산 LG전서는 제 몫을 해냈다.
롯데는 현재 문규현과 정대현을 제외하면 부상자가 없다. 불의의 부상만 줄인다면, 곧 이재곤이 선발진에 합류하고 상황에 따라 이승호의 합류가 가능한 5월에는 더욱 완벽한 전력을 꾸릴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정대현이라는 히든 카드도 있다. 실책을 줄이고 부상만 방지한다면, 롯데의 강세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의 4월을 보낸 롯데가 이기는 야구로 강호임을 여실히 입증했다.
[최고의 4월을 보낸 롯데 선수들. 사진=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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