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기자] 영화 '은교'(제작 정지우 필름,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원작과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은교'는 박범신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해피엔드'의 정지우 감독의 세밀한 연출력과 박해일(이적요), 김무열(서지우), 김고은(은교) 등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받고 있다.
박범신 작가는 '은교' 시사회 직후 "그 동안 내 원작소설로서 영화화 된 게 10여편, 드라마화된 게 10여 편쯤 된다. 그 중에서 원작의 주제를 이만큼 알뜰하게 재해석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고 제작진과 출연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와 함께 직접 원작을 뛰어넘는 영화 속 3가지 포인트를 언급하며 원작자로서 감상을 전했다.
첫 번째 포인트는 서지우의 사고 장면이다. 자동차를 타고 절벽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서지우의 표정에는 스승에 대한 배신감, 미움, 슬픔 등의 감정이 담겨 있어 사제지간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두 번째 포인트는 서지우와 은교의 정사신이다. 박범신 작가는 "여고생이 왜 남자랑 자는지 알아요? 나도 외로워서 그래요. 나도"라는 원작에 없는 대사를꼽으며 남녀관계를 욕망의 분출이 아닌 슬픔을 채워주는 관계로 보는 자신의 세계관을 원작보다 잘 설명해줬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세 번째 포인트는 '은교'스러운 유머다. 책을 통해 활자로 보여지던 유머는 산에서 이적요가 은교의 거울을 주워주는 장면 등에서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로 생동감 있게 펼쳐지며 자칫 무거워 보일 수 있는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이와 관련해 박범신 작가는 관객들이 세 인물의 감정을 더 집중해 따라갈 수 있도로 유도한다고 평했다.
한편, '은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물량공세와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5일 개봉 후 줄곧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며 한국영화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은교' 포스터.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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