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역시 김동주는 오월동주다.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말이 있다. 서로 미워하면서도 공통의 어려움이나 이해에 대해서는 협력하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이다. 프로야구에서는 두산 김동주를 두고 오월동주라고 한다. 여기선 음은 같지만, 뜻은 전혀 다르다. 김동주가 5월만 되면 펄펄 날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렇다.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김동주는 5월에만 239타수 92안타로 타율 0.390을 기록했다. 2008년에는 월간 최다 홈런인 8개를 쳐냈고, 2009년과 2010년에는 각각 안타를 35개와 33개나 뽑아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김동주가 5월 첫 경기서 펄펄 날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2일 2012 팔도 프로야구 대구 삼성전서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하고 9회 대타 이성열로 교체됐다. 특히 5회에 기록한 2타점 적시타는 쐐기 타점이 됐다. 더구나 이 타점은 지난달 19일 잠실 삼성전 이후 6경기만의 타점이었다. 또한, 20일 넥센전 이후 지난달 29일 잠실 KIA전서 컨디션 난조로 결장하는 등 분명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았던 그가 멀티히트를 기록한 건 5경기만이었다. 그게 5월 첫 경기였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김동주는 이날도 변함없이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1회초 1사 1,2루 찬스에서 삼진으로 물러나며 체면을 구긴 그는 그러나 5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세번째 타석에 들어서서 삼성 선발 윤성환의 2구째를 타격해 2루수 옆을 스쳐 지나가는 2타점 적시타를 만들었다. 2-0에서 4-0으로 달아나는 쐐기타였다. 상승 흐름을 탄 김동주는 7회초에도 권혁에게 중전안타를 뽑아냈다. 우연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김동주가 5월에 강하다는 사실이 또 다시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김동주는 올 시즌 주로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다. 주전 3루수 출장은 단 1경기 뿐이었다. 어떻게 보면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다. 줄곧 3루를 맡아오다가 최근 몇년간 지명타자로 나오는 비중이 높았지만, 김진욱 감독 부임 후 사실상 지명타자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이원석의 타격감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게 김 감독의 판단이었다. 김동주는 내심 3루 수비를 하고 싶었지만, 팀의 결정을 받아들였고, 드디어 5월 첫 경기서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김동주의 쐐기타에 힘입어 두산은 삼성을 5-3으로 눌렀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도 시즌 4승째를 거뒀다. 더구나 선발 니퍼트가 내려간 8회 불펜 투수들의 난조로 3실점을 했다는 걸 감안할 때 이날 김동주의 5회 쐐기타는 승부의 추를 두산으로 확실하게 가져가는 일타였다. 이에 힘입어 두산은 이날 넥센에 패배한 롯데를 제치고 4월 27일 이후 5일만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래저래 두산과 김동주에겐 기분 좋은 하루였다.
경기 후 김동주는 “몸이 조금 안 좋았는데 5월 첫 경기라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나에게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분이 좋다. 페이스를 5월부터 올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젠 본격적으로 최강의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5월의 시작을 기분 좋게 한 김동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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