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제가 없어서 팀이 부진했다는 시선은 부담스러워요.”
삼성 공격야구를 이끌 첨병 박한이가 돌아왔다. 시범경기 막판 수비를 하다가 왼쪽 뒷 허벅지 근육이 4cm가량 찢어진 그는 개막 엔트리에서도 빠진 채 한 달간 재활을 했다. 몸을 추스른 박한이는 지난 1일 1군에 등록돼 2일과 3일 두산과의 대구 2연전서 9타수 4안타 3타점으로 2번 타자의 적임자는 자신이라는 걸 무력시위했다. 4일 대구 한화전서는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박한이의 컴백으로 삼성 상위타선이 꽉 차 보인다.
4일 대구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박한이는 “시범경기 때 컨디션이 좋았어요. 그런데 그만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말았죠”라고 부상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컨디션을 4월에 맞추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4월에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재활만 하니까 상심이 컸어요. 재활하면서도 잠을 하루에 3~4시간밖에 못 잤어요. 프로에 있으면서 1달간 부상으로 빠진 건 처음이에요”라고 말했다.
박한이가 없었던 4월 삼성은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6위로 추락했고, 박한이가 없는 2번 타순은 블랙홀이었다. 4월 말 박석민이 제 몫을 해냈으나 오히려 중심 타선의 위력이 떨어지는 악영향을 받아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임이 드러났다. 역시 해답은 박한이의 복귀뿐이었고, 그는 복귀하자마자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몸 상태는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어요. 스트레칭과 러닝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어요”라는 박한이. 그러나 “아직 타격 감이 완벽하게 좋지는 않아요. 느낌이라는 게 있는데 느낌이 안 와요”라고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이 때문인지 박한이는 4일 대구 한화전서는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오히려 “저녁에 집에서 TV로 경기를 봤어요. 시청자의 입장이 된거죠. 그런데 팀이 부진해서 너무 안타까웠고, 죄송스러웠어요”라고 팀에 대한 걱정을 늘어놓았다. 이어 자신이 빠져서 팀이 힘겨운 행보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도 “솔직히 죄송스럽긴 한데요. 우리팀이 부진한 건 제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운 없이 풀리지 않는 경기가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없어서 팀이 부진한 건 절대로 아닙니다. 팀과 저의 부상을 연관짓는 게 좀 부담스러워요”라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앞으로의 각오는 단단히 다졌다. “지난해 처음으로 2번 타자를 맡았는데, 욕심을 부린 게 화근이었어요.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올렸는데 올해는 욕심을 버릴 거에요”라고 말했다. 이어 5일 박찬호와 마주하는 것에 대해서도 “찬호 형이 대단한 선수인 건 사실이지만, 사람이 던지는 볼이니까 충분히 칠 수 있어요. 찬호 형이 정말 잘 던지시면 어쩔 수 없이 못 치겠지만, 찬호 형 볼이 절대 못 칠 볼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박한이의 복귀로 삼성은 대반격의 기회를 맞이했다. “내 공백으로 팀이 부진했다는 시선이 부담된다”는 박한이는 이제 자신의 능력으로 위기의 디펜딩 챔피언을 구해야 하는 막중한 사명감을 안게 됐다. 그게 지난해 부진을 갚는 유일한 방법이다.
[힘차게 스윙하는 박한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