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잠이 보약이여.”
한화 한대화 감독과 삼성 류중일 감독이 똑같이 잠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모았다. 한 감독은 5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어제 야간경기를 하고 다음날 바로 낮경기를 하는 게 되게 피곤하다. 나는 어제 새벽 4시까지 잠이 안 오더라. 3~4시간밖에 못 잤다”라고 말했다. 낮경기라서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지레 잠을 못 이뤘다는 말이다.
이어 한 감독은 “나는 피곤해도 돼. 선수들이 피곤한 게 문제지”라며 “낮경기가 그래서 힘든거야. 선수들도 평소보다 잠을 못 자고 나오거든”이라고 걱정했다. 사실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라이프 사이클은 일반인과 다르다. 보통 6시 30분 야간경기를 할 경우 홈팀이 2시 정도부터 연습을 시작하는데, 대게 1시 좀 넘어서 경기장에 나온다. 이럴 경우 선수들은 대게 12시 정도까지는 푹 잔다. 물론 아침은 거르는 경우가 일쑤고, 대신 경기를 끝내고 집에 가면 이것저것 경기 복기를 한 뒤 보통 새벽에 잠이 든다. 숙소에 머무는 원정 팀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2시 경기를 치르기 위해서는 오전 10시 정도부터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때문에 아침 9시쯤에는 경기장에 나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집에서 더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새벽에 자서 늦잠을 자는 게 습관이 된 선수들에게 굉장히 힘든 스케줄이다. 그래서 KBO도 가급적 2시 경기를 많이 잡지 않으려고 한다. 올 시즌에는 이날과 6일 경기를 끝으로 정규시즌에는 더 이상 낮 2시 경기가 없다.
한 감독은 “내가 84년 OB에서 뛸 때 간염에 걸렸었잖아. 그때 잠을 매일 10시간씩 잤어. 그러니까 회복이 빠르더라고”라고 기억을 회상했다. 이어 “선수들도 피곤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질 때는 훈련할 때 하고 잠을 충분히 자는 게 제일 좋아”라고 말했다. 류 감독도 “아무래도 야간 경기 후 낮경기를 하면 빨리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눈이 저절로 떠진다. 선수들도 피곤할 것이다”라고 한 감독의 의견에 동조했다.
이날 경기장에서 연습을 하는 양팀 선수들도 대부분 눈이 부어있거나 피곤해 보였다. 아무래도 야간 경기 다음날에 열리는 낮 경기서는 집중력 싸움이 또 하나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 역사상 첫 맞대결을 갖는 박찬호와 이승엽도 마찬가지로 집중력이 키 포인트다.
[낮경기 고충 토로한 한대화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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