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진정한 승자는 장원삼이었다.
5일 대구구장. 어린이날을 맞아 한화 박찬호와 삼성 이승엽이 사상 첫 맞대결을 가졌다. 결과적으로 박찬호는 이승엽을 3타수 무안타로 봉쇄했다. 그러나 이날의 진정한 승리자는 박찬호와 선발 맞대결을 가진 삼성 장원삼이었다. 장원삼은 이날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91개의 볼을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 선발로는 올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삼성은 한화에 5-0으로 완승했다.
박찬호가 상대적으로 경기 초반 컨트롤이 흔들려 고생한 가운데 장원삼은 경기 초반부터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140km대 직구와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장원삼은 이날 두 구종 모두 자신이 원하는 코스에 안정적으로 제구가 됐다. 1회부터 3회까지 안타와 사사구를 하나도 내주지 않고 모두 범타로 처리하는 퍼팩트 피칭을 했다. 삼진은 단 1개였지만, 제구력이 기가 막혔고,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는 계속 헛돌았다.
4회에는 위기를 맞았다. 강동우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1사 1루 상황에서 장성호에게 바깥쪽으로 흐르는 직구를 던진 장원삼은 그러나 장성호에게 투수와 1루수 사이에 크게 바운드되는 타구를 맞았고, 이것이 1루수 채태인의 키를 넘어가면서 우익선상으로 느리게 구르는 2루타가 됐다.후속 김태균에게 고의사구를 내준 장원삼은 이양기에게 볼 3개를 던져 순간적으로 흔들렸으나 5구째에 몸쪽으로 붙여 얕은 내야 플라이를 유도했다. 이어 이대수를 3루 느린 땅볼로 잡아내며 최대 위기를 넘겼다.
5회에도 1사 후 신경현과 한상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으나 강동우를 내야 땅볼로 유도했고, 이여상에게 6구 접전 끝 힘 없는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6회를 다시 삼자범퇴로 처리한 장원삼은 7회 선두타자 이대수에게 우익수 뒤 2루타를 얻어맞아 안지만과 교체됐다. 안지만이 후속타자를 차례로 범타로 처리하면서 장원삼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고, 승리투수가 됐다.
세부 투구 내용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6이닝을 91개로 막아내며 한 회를 15개 내외로 처리했다는 게 고무적이었다. 투구수 관리가 잘 됐다는 뜻이다. 직구는 54개를 던져 35개가 스트라이크가 됐고 최고구속은 142km가 나왔다. 또 다른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23개를 던져 15개를 스트라이크 존에 꽂았고, 최고구속은 133km가 나왔다. 여기에 체인지업도 13개를 던져 10개나 스트라이크가 됐다. 최고구속은 128km이었다. 전체적으로 구속은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예리한 제구력으로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특히 직구, 슬라이더 투피쳐로 알려진 장원삼은 이날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것이 재미를 봤다.
장원삼은 4월 17일 잠실 두산전서 1이닝 8실점 충격 속 불펜으로 강등됐었다. 22일 청주 한화전서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행운의 구원승을 거뒀고 24일 대구 롯데전서는 ⅔이닝동안 1탈삼진 무실점으로 거둬 구위 회복을 알렸었다. 이후 우천 취소 등으로 선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이날 선발로 나서 구위 회복을 알렸다. 삼성은 이날 승리한 것 외에도 장원삼의 부활을 확인한 게 가장 큰 소득이었다.
경기 후 장원삼은 "4월에 너무 안 좋아서 오늘 등판하기전에 긴장을 많이 했다. 전체적으로 제구를 잘 했던 게 좋은 성적이 나온 요인이었다.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내줬고 중간 투수들이 잘 막아줘서 고맙다. 그동안 선발로 성적이 안 나와서 나 때문에 우리 불펜이 안 좋은 것 아닌가 하는 부담을 느꼈다. 오늘 승부는 바깥쪽 직구, 승부처에서 체인지업을 던진 게 주효했다. 4월은 빨리 잊고 선발로 제 몫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첫 선발승을 따낸 장원삼. 사진 = 대구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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