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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드라마 '적도의 남자' 속 이보영의 캐릭터가 아쉽기만 하다.
이보영은 KBS 2TV 수목드라마 '적도의 남자'(극본 김인영 연출 김용수)에서 김선우(엄태웅)와 이장일(이준혁)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당당한 여자 한지원 역을 맡았다.
한지원은 많은 남성들의 첫사랑이지만 보통의 청순가련형 여인이 아닌, 당돌하고 당찬 여성으로 기존 첫사랑의 캐릭터와 다른 인물로 묘사돼 왔다.
하지만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이런 당당함은 없어지고 그저 선우와 장일의 첫사랑으로만 전락했다. 당초 예고됐던 언제 어디서나 당당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말았다.
이를 의식했는지 10일 방송된 '적도의 남자'에서는 선우에게 "나 진노식 회장(김영철)의 차 앞유리를 깼던 한지원이다"고 말했다. 또 최수미(임정은)의 작업실을 찾았지만 인기척이 없자 담을 넘으려 하는 등 갑자기 과도한 리액션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2% 부족하다. 아직도 진 회장 차 앞유리를 깼던 당당한 한지원은 어디에도 없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 선우와 자신을 사랑하는 장일이 적으로 맞서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하는 모습만 보일 뿐, 스스로 빛나지 못하고 있다.
대조적으로 수미는 스스로 빛나고 있다. 장일을 사랑해서 친구인 선우를 배신하고 거짓 증언을 하며 장일에게 끌려다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장일을 잡고 흔들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 지원이 여주인공인지 수미가 여주인공인지 헷갈리게 만들 정도다.
이는 캐릭터의 매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표면상으로 수미는 악인, 지원은 호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공감하는 캐릭터는 지원이 아닌 수미이고 매력을 느끼는 캐릭터 역시 수미다.
지원이 수동적이고 평면적인 캐릭터라면 수미는 능동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다. 비록 자신이 사랑하는 장일을 손에 넣지는 못하는 수미지만 언제나 스스로 움직인다.
반면 지원은 다르다. 눈을 뜨고 돌아온 선우 앞에 서지만 자신을 몰라보는, 사실은 모르는 척 하는 것을 보고 아무런 액션을 하지 않고 전전긍긍 안타까워 하기만 했다. 이런 모습은 과거 지원의 캐릭터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선우의 복수가 본격화되면서 지원은 조금씩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지만 아직은 약하다. 시청자들의 호감을 얻기 위해서는 그저 순수하고 지고지순한 첫사랑이 아닌, 당당하고 당찬 과거 지원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성인 한지원 역을 맡은 이보영(위)과 아역 한지원 경수진. 사진 = 팬엔터테인먼트 제공, KBS 2TV '적도의 남자' 방송화면 캡처]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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