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청주 김진성 기자] 이게 야구다. 아무도 모른다.
11일 청주 롯데전을 맞이한 한화. 올 시즌 마지막 청주경기라는 점에서 감회가 남달랐다. 더욱이 선발 투수도 박찬호였다. 승리를 안겨줄 조건이 충분하게 갖춰진 것이다. 그런데 너무 부담이 된 것일까. 박찬호는 4이닝 7피안타 6실점으로 한국 데뷔 후 최악의 피칭을 했다. 한화는 5회초를 마친 뒤 무려 0-7로 뒤졌다.
도저히 한화가 뒤집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박찬호는 경기 초반 분위기를 가라앉게 했고, 타선은 고원준에게 꽁꽁 묶여 있었다. 더욱이 수비수의 어설픈 플레이가 몇 차례 나오는, 한화가 무너질 때 나오는 전형적인 플레이들도 보였다. 게다가 오랜만에 터지기 시작한 롯데 타선은 회를 거듭할수록 위력을 더해갔다.
그러나 거짓말 같이 박찬호가 조기 강판된 뒤 타자들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5회가 시발점이었다. 선두타자 강동우가 좌전안타로 출루했고, 한상훈이 중전안타를 치며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장성호가 좌익수 오른쪽으로 가는 1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분위기 반전의 서막을 알렸다. 이어 최진행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찬스를 만든 한화는 대타 고동진이 고원준의 3구째 137km짜리 직구를 받아쳐 비거리 110m의 우월 만루 홈런을 만들었다. 이는 통산 37호이자 올 시즌 1호였다. 고원준은 이 홈런 한 방으로 5회를 마치고 강판됐고, 승부의 물줄기는 한화가 가져갔다.
결국 7회 대역전극을 썼다. 장성호의 좌전안타와 김태균의 우전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 찬스에서 최진행이 우중간 2루타를 때리며 1점을 만회했다. 이어 롯데가 투수를 최대성으로 교체했지만, 1사 만루 상황에서 정범모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7-7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해서 오선진의 우전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고, 강동우의 2타점 2루타, 한상훈의 좌중간 1타점 적시타, 김태균의 좌중간 적시타에 이어 최진행이 중견수 뒤 1타점 1안타로 7회에만 두번 타석에 들어서서 꼬박꼬박 타점을 올렸다. 한화는 7회에만 무려 14명의 타자가 들어서서 8안타 1볼넷 1사구를 기록하는 어마어마한 괴력을 과시했다. 8회에도 강동우가 쐐기 투런포를 터트렸다.
롯데는 한화의 불 붙은 타선을 막기 위해 강영식, 김성배, 최대성, 이명우, 이재곤을 연이어 투입했지만, 어느 하나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 더욱이 롯데는 10일 경기서 삼성과 12회 연장 접전 끝 8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4시간 넘게 경기를 펼친 뒤 부산에서 청주로 이동하며 기력이 쇠했다. 그런 가운데 한화의 불 붙은 화력을 막기란 어려웠다.
한화는 이날 대타 만루홈런을 때리는 등 2타수 1안타 1득점 4타점을 올린 고동진을 비롯해 침묵속에 빠졌던 최진행이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톱타자 강동우도 6타수 3안타 4타점 3득점으로 공격의 물꼬를 제대로 터트렸다. 또한, 한상훈, 장성호, 김태균도 모두 3안타(1득점 포함)게임을 기록했다. 특히 장성호는 득점만 3개를 기록했다. 강동우-한상훈 테이블세터가 11타수 6안타 5타점 3득점을 기록했고, 장성호-김태균-최진행 클린업트리오가 13타수 9안타 4타점 6득점을 기록하는 어마어마한 괴력을 발휘했다.
이게 바로 우리가 잊고 있었던 한화표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위력이었다. 한화는 이날 무려 18안타 4볼넷 15득점이라는 괴력을 과시했다. 한화가 롯데를 15-9로 꺾고 기분 좋게 시즌 10승(17패) 고지를 밟았다. 비록 박찬호가 좋지 않은 피칭을 했지만, 타선이 오랜만에 응집력을 과시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만족스러운 한 판이었다.
[맹활약한 김태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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