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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선덜랜드 지동원(21)의 첫 프리미어리그(EPL) 시즌이 마무리됐다.
지동원은 13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2011-12시즌 EPL 38라운드 최종전에서 결장했다.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지동원은 끝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고 선덜랜드는 맨유에게 0-1로 패했다. 한편, 맨유는 선덜랜드에 승리했지만 같은 날 퀸즈파크 레인저스를 꺾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에 우승을 내줬다.
지동원의 첫 EPL 시즌은 한 마디로 기다림과 기회의 연속이었다. 지난 해 여름 전남 드래곤즈를 떠나 선덜랜드에 입단한 지동원은 브루즈(잉글랜드) 전 선덜랜드 감독의 두터운 신임 아래 조금씩 출전 기회를 늘려갔다. 그러나 팀 성적이 추락하면서 브루스 감독이 사임했고, 과거 아스톤 빌라를 이끌었던 오닐 감독(북아일랜드)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으면서 지동원의 EPL 생활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오닐 체재 아래 지동원은 세세뇽(배냉), 벤트너(덴마크), 위컴(잉글랜드)과 치열한 주전경쟁을 펼쳐야 했다. 오닐 감독은 지동원에게 제한된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지동원은 주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후반 막판에 교체 투입됐다.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했다. 또한 전남과 한국 대표팀에서 선발로 출전했던 지동원에게 후반 조커는 매우 낯선 역할이었다.
하지만 지동원은 기다림 속에서 인내를 배웠고, 몇 번 안 되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다소 우울했던 전반기를 마친 지동원은 2012년 1월 2일 열린 선두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후반에 투입돼 경기 종료를 앞두고 결승골을 터트리며 선덜랜드의 짜릿한 1-0 승리를 이끌었다. 잊혀졌던 지동원이 선덜랜드의 강팀킬러로 등극한 순간이다.
당초 지동원은 지난 해 9월에 치른 첼시와의 홈경기에서도 골을 넣으며 강팀에 강한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감독 교체 속에 조금씩 기회를 엿봤던 지동원은 맨시티라는 대어를 잡는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영국언론들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물론 이후 지동원의 입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닐 감독은 여전히 세세뇽과 벤트너를 중용했고 지동원은 더 이상 골 맛을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지동원의 첫 시즌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이란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잉글랜드 무대에 대한 적응력을 키웠고 시즌 도중 감독 교체로 인한 어려움을 이겨냈다. 또한 제한된 기회 속에서 찬스를 잡는 법도 배웠다. 지동원이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가능성을 보인 것은 사실이다. 지동원의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지동원.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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