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제구난조가 최대 관건이다.
2011년 10월 4일 잠실 삼성전 이후 7개월만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팀과 조우한 LG 레다메스 리즈. 13일은 그가 선발 투수로 다시 태어나는 날이었다. 84개를 던지며 5이닝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오랜만의 선발 등판이니 투구수는 80개 정도로 하기로 차명석 투수코치와 합의를 한 상태였다. 앞으로 리즈는 점점 투구수를 늘려가면서 선발 안착을 노릴 것이다. 그런 리즈에게 최대 고민은, 역시 해결되지 않은 제구난조다.
▲ 제구난조, 무기인가 문제인가
선발로 돌아섰지만, 리즈의 투구 패턴은 단순했다. 84개의 투구 중 직구가 65개였고, 11개가 슬라이더였다. 나머지는 그야말로 보여주는 ‘양념 변화구’였다. 타자 입장에서는, 버려도 좋을 정도의 수준이다. 슬라이더도 그렇게 위력적인 편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문제는, 최고구속 156km을 찍은 직구가 타자의 몸쪽, 바깥쪽, 윗쪽, 아래쪽을 가리지 않고 사방팔방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타자 입장에서는 크나큰 공포다. 공이 언제 자신의 몸을 때릴 지 모른다는 생각에 위축돼 타석에서 집중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
실제 13일 삼성 박석민은 리즈의 몸쪽 볼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사실 리즈가 무지막지하게 몸쪽으로 들이대긴 했다. 리즈는 자신이 먹고 살길을 찾기 위해서 몸쪽 승부를 한 것이고, 박석민은 150km 중반의 직구가 사방팔방으로 날아들어오는 걸 보면서 조금이라도 시야에 가깝게 다가올 때 공포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두 차례 넘어지기도 했다. 그건 인간의 본능이었다.
리즈는 어쨌든 그걸 장점으로 활용해야 한다. 몸쪽으로 공포감을 심어준 뒤 바깥쪽에 걸치는 볼로 스트라이크를 잡던지, 슬라이더 등 다른 변화구로 유인구를 사용하면 타자와의 승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결국, 향후 등판에서 그렇게 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인데, 사실 13일 첫 선발 등판을 봤을 때는 결코 낙관적이지는 않다. 평소 선구안이 리그 평균 이상이라고 평가받은 삼성 타선도 이날 어찌된 일인지 리즈가 던진 높은 볼에 마구 방망이가 나가며 범타로 물러났다. 만약 신중하고 날카로운 타격을 하는 팀들을 만났다면, 결과는 어찌될지 몰랐다. 어쨌든 사방팔방으로 탄착군 없이 날아가는 볼은, 치지 않고 기다리면 십중팔구 볼넷이다. 13일 삼성 타자들은 확실히 성급했다.
▲ 이순신 타법에 대처하는 방법은
리즈의 투구를 지켜본 나머지 팀들의 해법은 ‘이순신 타법’일 것이다. 물론, 리즈의 높게 형성되는 볼에 타자들의 눈과 거리가 가까워져 현혹된 나머지 방망이가 따라나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도 현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 현재 리즈의 제구력으로는 연이어 몸쪽을 던져 유리한 볼카운트를 이끌어낸다는 보장이 없다. 제구력이 너무 들쭉날쭉하다.
결국 몸쪽 승부를 해도 스트라이크를 넣지 못할 경우 어려워지는 건 리즈 본인이다. 실제 13일 경기서 리즈는 스트라이크 50개에 볼 34개를 던졌다. 그러나 스트라이크가 타격과 파울을 포함한 것이라고 본다면, 볼이 너무 많았다. 그렇게 삼성 타자들에게 공포스러운 몸쪽 승부를 했음에도 결과는 신통치 않은 것이다. 현 시점에서는 이날 삼성 타자들처럼 마구 방망이를 휘둘러주길 바라는 것이 해결책이다. 그러나 그런 요행을 바라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제구력을 다듬는 방법밖에 없다. 마무리에서 선발로 전환했지만, 리즈의 과제는 여전히 제구력이다.
[선발로 돌아온 리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