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SK 와이번스 외야수 김재현. 2006년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단 5경기 출장에 그쳤던 그이지만 올시즌에는 14일까지 19경기에 나섰다.
팀에서 10번째 많은 경기수와 달리 타석은 12차례에 불과하다. 대부분 대주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존재감을 타석수로는 평가할 수 없다. 김재현은 이만수 감독이 가장 믿고 쓰는 대주자다. 경기 막판 대주자로 나가는 경우가 많은 김재현은 올시즌 7차례 홈을 밟았다. 빠른 발을 살려 도루도 팀내 2위인 3개를 기록 중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1군 선수로 도약한 김재현을 1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만났다. 다음은 김재현과의 일문일답.
-지난해까지 1군에 단 5경기 뛰었다. 올시즌에는 시즌 시작부터 줄곧 1군에 등록돼 있다
"개막전 엔트리가 발표됐을 때는 등록되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하지만 계속 있다 보니까 욕심도 많이 생긴다. 2군에 있을 때와 비교해서 모든 면에서 좋았다. 끝까지 남고 싶다"
-1군과 2군 다른 점을 설명한다면?
"사실 2군은 낮 경기를 치르다보니 눈을 뜨자마자 운동하는 것도 피곤하고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일단 1군은 여유가 있다(웃음). 그리고 관중들이 이름을 불러주고 응원해 주는 것이 좋았다. 처음에는 긴장도 많이 하고 떨리기도 했지만 계속 있다보니까 그런 부분은 많이 괜찮아 졌다"
-2군에 오랜 기간있었다. 힘든 점이 많았을텐데?
"계속 2군에 있다보니 아무래도 희망같은 것이 점점 사라지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 찾아 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프로 첫 안타를 중요한 상황에서 때렸다 (4월 13일 한화전, 동점이던 연장 11회 우월 2루타)
"그냥 던지면 때린다는 생각으로 직구를 노리고 쳤다. 운이 좋게 타이밍이 맞았던 것 같다. 당시 결승점까지 올려서 붕 떠있었다"
-주로 대주자로 나간다. 계속 나가다보니 노하우도 생겼을 듯 하다
"타순을 보고 나갈 것 같은 타이밍이 있으면 미리 준비한다. 처음에는 중요한 순간에 대주자로 나가는 것이 떨리기도 했지만 몇 번 경험하다보니까 편해졌다. 나가서 항상 틈을 노리고 있다" (웃음)
-야구 시작은 어떻게 하게 됐나
"어려서부터 야구를 좋아했다. 동네야구를 하다가 부모님을 설득해서 야구부에 들었다. 원래 다니던 학교에는 야구부가 없어서 전학도 갔다. 초등학교 때는 팀에 포수가 없어서 포수를 봤다. 내 덩치는 작은데 중학교에 올라가니까 덩치 큰 포수가 많아서 그 때부터 외야수로 뛰었다"
-서울에서 야구를 하다가 고등학교는 원주로 갔다
"중학교 때 키가 작다보니 받아주는 고등학교가 거의 없었다. 마침 원주고 감독님께서 오셔서 자기랑 해보자고 하셔서 가게 됐다. 결과적으로 잘 간 것 같다. 원주고에 가서 왼손타자로 바꿨는데 덕분에 1루까지 가는 속도가 제일 빨라졌다. (김재현은 우투좌타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쇄골뼈가 부러져서 경기에 많이 뛰지도 못했는데 '1루 베이스 가는 것이 제일 빠르다'는 것 덕분에 프로에도 들어올 수 있었다"
-'캐넌히터' 김재현과도 함께 뛴 적이 있다. 에피소드는 없었나?
"쉬는 날인 월요일 아침부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 '김재현 선수랑 인터뷰하고 싶습니다'라고 한다. 또 '몇 안타 때린 것 축하한다'한다는 문자가 오기도 했다. 나는 1군에 한 번도 안가봤는데…(웃음). 이런 일을 몇 번 겪다보니까 '저 아닌데요, 잘못 거셨습니다'라고 곧바로 이야기했다. 그리고 김재현 선배님과는 워낙 대선배이시고 카리스마가 있으시다보니까 이야기를 해 본적이 거의 없다"
-역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발이다. 수비에서는 어떤지?
"원래는 중견수를 거의 봤다.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가서 기존 중견수에 좌익수, 우익수도 연습을 했다. 수비에서도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데뷔 7년차만에 기회를 잡았다. 목표가 있다면?
"일단 도루를 많이 하고 싶다. 또 백업 자리를 확실히 꿰찬 다음에 내년, 그리고 그 다음해가 되면 주전으로도 나서고 싶다. 조금씩 조금씩 내 자리를 넓혀가고 싶다. 그리고 팀을 위해 달리는 선수가 되겠다"
[SK 김재현. 사진=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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