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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코리아'의 배우들은 하나같이 그들의 팀워크를 자랑한다. 아무래도 함께 한 시간이 길었기 때문일까. 제각각 만나본 '코리아' 출연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모두들 "이만큼 친해진 적이 없었다"며 자랑들이다.
최윤영(26) 역시 마찬가지. '코리아'에서 한국선수 중 사랑스러운 최연정 역을 맡은 그는 "촬영전부터 수개월동안 탁구 연습을 같이 해야했기에 나중에는 엄청 친해졌죠. 연습이 한낮이나 초저녁에 끝나면 쉬는 법이 없고 다들 맛있는 것 먹으러 나가고, 다음 날 촬영일정이 늦은 시간에 시작되면 꼭 맥주나 와인을 나눠먹었어요. 배우들 뿐만이 아니에요. 저희를 가르쳐줬던 탁구선수들과도 친해져서 촬영없는 날이면 강남이나 홍대에서 만나서 같이 놀았어요. 지금도 가끔 만나곤 해요"라고 말했다.
다들 친해진 탓인지, 영화의 분위기도 너무나 가족같다. '코리아'는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배경으로 최초의 남북단일팀으로 꾸려진 탁구선수들의 실화를 그린 영화다. 탁구를 매개로 차차 친해지는 서로 다른 배경의 선수들을 담아낸 작품인데, 카메라 밖에서도 실제로 탁구 때문에 이토록이나 친해지게 됐다.
그렇게 다들 친한 가운데, 최윤영에게는 조금은 더 특별한 이가 있었다. 바로 유일한 멜로라인을 그린 상대배우 이종석이다. 그런데 최윤영은 처음에는 이종석(23)이 의외의 캐스팅이라고 생각했었단다.
"저보다 종석이가 더 늦게 캐스팅됐어요. 캐스팅 되기 전에 제 상대배역이 누가 될지 궁금했어요. 어떤 사람이 될지 나름대로 상상한 사람도 있었는데 주로 남자답고 터프하고 덩치가 있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그러다가 종석이라고 들었을 땐 키도 크고 얼굴은 저보다 더 작은 것 같아서 걱정이 됐었죠(웃음). 그렇게 만나게 됐는데 애교도 너무 많은 거에요. 사실 경섭은 좀 무뚝뚝한 인물이라 어울릴까 싶었는데 연기할 때가 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더라고요."
실제 당시에도 남과 북의 청년들 사이 묘한 감정의 기류는 포착됐었다고 한다. 이것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는 지금도 '코리아' 관련 스태프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지금이야 선수들이 제법 나이도 들고 결혼들도 다 했지만, 사실 당시만 해도 이들은 이념의 차이는 반공교육으로만 알았지 탁구 외에는 세상사는 법도 영민하게 깨우치지 못할 정도로 어렸다. 그러니 그들 사이에 남자와 여자로서의 순수한 감정도 싹틀만 했다. 하지만 그 대가는 영화에 나온 이상으로 혹독했다고 한다.
"원래는 홍차옥 선수를 모델로 했던 역할이었는데 나중에는 이름이 연정으로 바뀌었어요. 감독님은 연정이 멜로 라인에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하셨나봐요. 그래도 기본적인 성격은 홍차옥 선수의 면면을 많이 따왔어요. 현정화 감독님(당시 남북단일팀 우승의 주역)이 제가 출연한 드라마를 보시고 홍차옥 역에는 저 배우가 해야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해요. 그렇게 오디션에 합격하게 됐죠."
['코리아'에 출연한 배우 최윤영. 사진=곽경훈 기자kphoto@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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