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 순위 다툼이 역대 가장 치열할 조짐이다. 17일 현재 3위 넥센부터 7위 KIA까지 나란히 승률 5할에서 +1승에서 -2승 사이에서 머물러 있다. 5할에서 1~2승을 더해서, 1~2승을 덜한 결과로 5팀이 쭉 늘어서 있는 셈이다. 사실 +5승의 선두 SK(16승1무11패)와 +4승의 2위 두산(16승1무12패)도 자칫 연패에 빠질 경우 5할로 미끄러질 가능성이 있다. 각 팀에 어느 때보다 5할 승률이 화두다.
▲ 현실주의, 4강은 유지해야 한다
8개 구단은 시즌 초 저마다 부푼 꿈을 안고 우승을 공약으로 내건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 8개 구단의 목표는 정말 똑같이 우승일까. 아니다. 우승전력을 갖췄다는 평가의 삼성도 아직 5할 승률 이상을 올리지 못할 정도로 자신들이 갖고 있는 전력의 100%를 쏟아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그런 변수를 이겨내는 팀이 결국 상위권으로 치고 오른다.
하지만 각종 변수에 주저앉는 팀도 반드시 나온다. 이런 팀들은 현실적으로 우승을 목표로 삼기보다 1차적으로 4강을 노린다. 현 한국프로야구 시스템상 일단 최소한 4위 내에 들어야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등 다음 승부에서의 선전을 노려볼 수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이 떨어지더라도 일단 최악을 가정해 4위에 들고 싶은 게 선수단의 마음이다. 4위와 5위는 천지 차이다. 5위를 차지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시즌을 마쳐야 한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몇 년간 5할은 가을 잔치의 당락을 가르는 기준이 됐다. 지난 2009년 롯데가 승률 0.496으로 준플레이오프에 턱걸이한 뒤 아직 4할 승률 팀이 포스트시즌을 치른 적은 없다. 8개 구단 감독들이 “5할, 5할”노래를 부르는 것도 이처럼 현실적인 이유가 깔려있다.
▲ 현장 체감 마지노선
지난 12일 잠실 LG전을 앞둔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일단 5할만 하면 어떻게든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선수들 입장에서는 5할만 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얻은 것도 없지만 잃은 것도 없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즉, 5할을 유지할 경우 최소한 선수들의 플레이에 조급증은 생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올 시즌 예상 외의 선전을 이어가는 LG도 5할에서 한번도 떨어지지 않았기에 꾸준히 중, 상위권에서 버티고 있다.
또한 류 감독은 “일단 5할을 해야 치고 올라갈 수 있다. +3개만 하면 선수들의 자신감도 생길 것이다”고 말했다. 5할 승률을 하지 못할 경우 당연히 선두 다툼도 할 수 없다는 인식이 박혀 있다. 5할 승률은, 현장에서 느끼는 일종의 심리적인 마지노선이다. 어떻게든 승률을 5할에 맞춘 이후 다음 승부를 계산하고 전망하는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심리적으로도 5할 승률 이상을 하고 있는 팀이 대체로 자신들이 갖고 있는 전력을 모두 경기에 쏟아 붓는 총력전도 과감하게 하는 편이다. 혹여 지더라도 5할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8개 구단 감독은 대부분 입을 모아 “본격적인 순위 다툼은 6~7월 이후부터”라고 말한다. 워낙 순위 다툼이 심한 탓에 5월 중순인 지금도 5할 승부의 수렴을 놓고 눈치 다툼을 하는 시기라는 뜻이다. 이는 곧 현실적으로 5할에 목메는 팀이 적어지는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순위 구도가 정립되기 시작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직은 5할 승률에 마음을 놓을 팀은 없다.
[현재 정확히 5할을 유지하고 있는 LG와 롯데의 경기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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