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부진이다.
롯데의 5월 시련이 오래가고 있다. 17일 부산 넥센전서 1-9로 완패하며 약 11개월만에 4연패를 맛봤고, 양승호 감독 부임 처음으로 특정팀에 3연전을 모두 내줬다. 그만큼 충격이 컸다. 타선은 물 먹은 솜방망이가 됐고, 마운드도 한 이닝에 대량실점을 내줬다. 넥센과의 3경기에서 2회에 4점, 5점, 5회에 5점 등 경기가 종반으로 치닫기도 전에 승기를 빼앗겼다. 롯데 타선은 최근 4~5점을 뒤집을 저력이 없다. 투타가 철저하게 엇박자가 나고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현재 롯데 타선의 감각은 최저점을 찍고 있다. 이는 반대로 곧 바닥을 치면서 언젠가는 살아난다는 의미다. 기본적인 능력이 출중한 선수들이다. 타선보다 문제는 마운드다. 선발진에서 라이언 사도스키와 고원준이 최근 전혀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 송승준도 아직 에이스다운 모습은 아니다. 그나마 쉐인 유먼이 잘해주고 있지만, 16일 경기서 무너졌다. 가뜩이나 불펜에 부하가 걸린 롯데는 선발진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줘야 한다. 하지만 현재 롯데다운 마운드 운용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중 3연전서 완패한 롯데는 3경기 내내 일방적인 경기를 했다. 그러다 보니 필승조 투수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장점도 있다. 16일 경기서 김성배와 이명우가 가볍게 1이닝을 소화했고, 17일 경기서도 최대성이 ⅔이닝동안 가볍게 몸을 풀었다. 대신 최근 부진했던 강영식과 아직 구위를 끌어올려야 하는 이승호가 집중 투입됐다. 이는 곧 선발 투수들의 구위가 살아날 경우 박빙 승부에서 투입될 최대성, 김사율 등 필승조의 구위 회복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이처럼 선발진이 경기 흐름을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는 롯데표 승리 방정식의 일부분일 뿐이다. 마운드가 받쳐줘야 부진한 방망이가 살아날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니 말이다. 오히려 지금 롯데에 가장 필요한 건 깜짝 스타의 존재다. 투타가 동반침체가 됐을 때 예상치 못한 선수가 맹활약을 펼칠 경우 다른 선수들에게 전파되는 긍정 바이러스는 어마어마하다. 야구는 멘탈 스포츠다. 뜻하지 않은 선수가 힘을 내면 다른 선수들의 부담도 적어지면서 덕아웃 분위기부터 달라진다.
현재 잘 나가는 넥센도 선발진에서 김영민, 장효훈 등이 뜻하지 않게 맹활약을 펼치고 있고, 홈런타자가 아닌 장기영과 김민우가 뜬금없는 홈런을 치며 팀 상승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 시즌 내내 꾸준히 중위권을 유지하는 LG도 따지고 보면 이승우, 유원상 등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투수들의 선전이 상승세에 도화선이 됐다. 그러나 최근 롯데에는 깜짝 스타가 없다. 깜짝 스타가 나타나 팀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
14승 15패 2무. 5할이 무너졌지만, 아직 롯데가 절망적인 건 아니다. 선두 SK와도 겨우 2.5경기 차이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도 이쯤에는 5할 승률에 불과하다가 결국 9월에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SK에 7~8경기 뒤졌지만 결국 9월에 밀어냈다. 롯데는 지금 그 기세를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그 시작은 깜짝 스타의 활약일 것이다.
[쓸쓸하게 돌아서는 롯데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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