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임상수 감독은 김강우를 일찍부터 눈여겨봐왔다. 전작들에서도 러브콜을 보냈었지만,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된 것은 '돈의 맛'이 처음. 해맑은 청년의 얼굴에 서린 예민한 기운이 임상수를 사로잡은 것일까.
'돈의 맛'에서 점점 돈에 중독되면서 더 큰 모욕을 당하게되는 '영작'을 연기한 김강우는 임상수와의 첫 만남에 대해 "(김)효진씨가 감독님의 디렉션을 받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고민하던데 저도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효진씨보다 나이 많은 오빠인만큼 나서서 힌트라도 주고 싶었는데 저 역시도 모르겠어서 '그냥 시키는대로 하자'했어요. 감독님 화법은 직설화법이죠. 할 때는 맞는건가 싶다가도 그렇게 밀고나가다보면 그것도 또 맞더라고요. 나중에는 효진씨와 전 '아, 이렇게 해도 맞는 거구나. 이런 표현도 또 다른 방법이구나'라고 느끼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흔히들 돌려서 말하지만 실은 같은 뜻으로 통하는 임상수식 직설화법을 몸소 체험한 그의 표정은 개운했다.
극중 김강우가 주로 호흡을 맞춘 이는 윤여정과 백윤식이었다. 특히 윤여정과는 정사신도 찍었다. 서른살 넘는 나이차이가 나는 선배배우들과 쉽지 않은 장면들을 만든 김강우는 "그분들을 통해 해답을 얻은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연기 잘 하시는 거야 다 아시는 거고 제가 느낀 것은 '그거다. 해답을 얻었다' 였어요. 70에 가까운 나이에도 계속 색깔을 보여주시는 것은, 기존 경험에 의한 연기가 아니라 꾸준히 변화를 보여주시기 때문이죠. 30년 넘는 경험만으로도 연기를 충분히 잘 하실 수 있을텐데 계속 새로운 생각들을 넣으신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이 밑바탕이 된거죠. '나도 저 나이에 경험이 아닌 노력을 한다면 저 선배님들처럼 될 수 있겠구나' 싶어 기분이 좋았어요."
[김강우.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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