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행' 서장훈, "시즌 끝나고 은퇴한다"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올시즌이 끝난 뒤 은퇴하겠다"

'국보급 센터' 서장훈은 21일 서울 논현동 KBL 센터 5층 교육장에서 KT 입단 기자회견을 열고 2012-2013시즌이 끝난 후 은퇴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앞서 KT는 20일 서장훈을 계약기간 1년에 보수 1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서장훈은 자타공인 프로농구의 살아있는 전설. 1998-1999시즌 SK 유니폼을 입은 이래 서울 삼성, 전주 KCC, 인천 전자랜드, 창원 LG를 거치며 팀내 주축 선수로 활동했다. KBL 최초, 그리고 현재까지는 유일한 1만 득점 보유자이며 지난 시즌까지 프로 통산 19.4점 7.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LG에서 경기당 21분여만을 뛰며 7.5점 2.9리바운드를 기록해 데뷔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결국 LG를 떠나 KT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

새로운 유니폼을 입은 각오를 전하는 자리였지만 서장훈은 '예고 은퇴'라는 깜짝 발표를 했다. 서장훈은 "그동안 여러가지 부분에서 개인적으로 어려운 시간이었고 나에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준 KT 구단과 전창진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말문을 연 뒤 "KT에서 한 시즌을 마지막으로 뛰고 은퇴하겠다. 어떤 일이 있든지 내 마지막 시즌이다"라고 말했다.

KT 유니폼을 입는 자리에서 이같은 사실을 미리 밝힌 이유에 대해서는 "원래 계획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은퇴하려고 마음 먹었었다.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면 은퇴하려고 했는데 악몽같은 시즌이었다"며 "또 내년이 되면 우리 나이로 40살이 되기 때문에 아무리 잘 할 수 있다 하더라도 더 이상 뛴다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장훈은 남은 한 시즌을 그동안 많은 관심을 준 많은 이들에 대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뛰겠다고도 밝혔다. 또 명예회복도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서장훈은 KT에서 받게되는 연봉 1억원과 개인 재산 1억원을 보태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계획도 드러냈다. 그는 "기부할 곳은 아직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는데 그래도 고민해 본 결과 모교인 연세대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해 2억원 기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서장훈은 이날 기자회견 도중 "KT와 전창진 감독님께 감사하다"면서도 "그동안 힘든 일이 겹쳐서 마음은 지금 복잡한 상황이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부산 KT 유니폼을 입게된 서장훈.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