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후궁:제왕의 첩'(감독 김대승)은 에로틱 궁중사극이라는 장르에 충실하다. 화연(조여정), 권유(김민준), 성원대군(김동욱) 주연 세 사람은 물론, 화연의 몸종(조은지)과 대비(박지영) 등 주요 인물들의 관계는 모두가 정사(情事)로 얽히고설켜 영화의 초중후반부 내내 수위높은 정사신이 등장한다.
영화는 광기에도 집중했다. 광기로 뒤덮힌 궁궐은 결코 화려하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영화의 색감이 기존 사극과는 달리 으스스한 무채색으로 묘사된 것도 이유가 있다. 김대승 감독은 색깔이 아닌 빛과 그림자를 운용해 미쳐가는 궁궐을 그려나갔다.
인물들의 광기는 곧 이들의 욕망과도 직결되니, 광기의 클라이막스가 정사신으로 표현된 것도 납득이 된다. 오로지 살아남고자 미쳐가는 인물들의 울부짖음은 정사의 과정에서 흘리는 땀으로 대치되는 것이다.화연 역을 맡아 전작 '방자전'에 이어 또 다시 파격적인 노출과 정사신을 소화한 조여정은 보다 입체적인 인물을 두 가지 얼굴로 그리는데 성공했다. 기존의 통통튀고 발랄한 이미지가 '후궁'에서는 반전의 팜므파탈로 뒤바뀌었다.
가장 폭발적인 광기를 보여준 성원대군 역의 김동욱 또한 스크린 전체를 압도하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캐스팅 당시 불거진 논란이 무색할 정도다. 오랜만에 상업영화 스크린 주연으로 돌아온 김민준은 가장 변화의 폭이 큰 권유를 안정적으로 소화해냈다. 이외에도 박지영, 조은지 등이 흡입력있는 연기로 궁궐의 광기에 힘을 더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주조연 할 것 없이 합격점이었으나, 아쉬운 대목은 너무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으려다 산만해진 전개다. 개봉은 내달 6일. 청소년관람불가.['후궁'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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