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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기자] 보통 내시라고 하면 여성스러운 남성의 모습을 떠올린다. 이런 모습과 상반된 내시가 등장했다. 바로 '후궁:제왕의 첩'(감독 김대승) 속 권유라는 인물이다.
김민준은 '후궁:제왕의 첩'에서 화연(조여정)을 사랑했지만 모든 것을 빼앗긴 남자 권유 역을 맡아 복잡한 내면을 가슴 절절히 그려냈다.
그는 "김대승 표 '후궁'이라는 작품의 권유라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여러 가지 색깔을 입혀서 연기하는 과정이 재밌었다"며 "일단 사극이 가지고 있는 판타지성이 있다. 우리가 보지 못한 세상이고 SF 같은 느낌이며 과거로의 회귀다. 그런 것을 상상력을 더해 사극 장르에서 영화적 허구로 풀어나가는 과정이었다. 사회적 규범의 카테고리 안에서 인물을 만들어 가는 것이 재미있었다"고 즐거운 기색을 내비쳤다.
영화의 반전은 남성미가 물신 풍기는 김민준이 내시로 출연한다는 점이다. 호위무사면 모를까 영화를 보기 전 김민준의 내시 연기는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그는 "감독님이 캐스팅의 전형성을 많이 탈피했던 것 같다. 여리여리하고 유약한 캐릭터를 내세워서 내시를 풀어나갔을 수도 있었다. 모든 것을 잃었지만 왕(김동욱)이 콤플렉스를 느낄 남성성이 있다"며 "권유가 증오와 복수심에 불타 궁에 들어가고 큰 파장을 일으킨다. 감독님이 그런 것을 해낼 캐릭터였으면 하고 생각한 것 같다. 운 좋게도 내가 러브콜을 받은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김민준은 이번 영화를 놓쳤으면 후회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실제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거친 남성미는 물론 절제된 감정연기,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죽음을 문턱에 둔 한 남자의 희생어린 순애보 등을 연기했고 사랑과 증오, 복수와 희생을 오가는 극과 극의 심리를 물 흐르듯 표현하며 "어렵지만 풀어야 하는 숙제"처럼 느껴졌던 감정연기를 훌륭히 소화해 냈다.
그는 "안 했으면 후회할 작품이다. 내가 참여하거나 참여하지 않았거나 관심이 갈 작품이다. 이런 이야기를 풀어내는 영화가 좋다. 한국 영화가 양적, 질적인 수준은 높아졌지만 장르의 다양성이 결핍된 부분이 있다. 관객의 입장에선 다양성을 찾고 싶을 것"이라며 "장르의 다양성에 갈증을 느끼던 중 '후궁'이 나오면 관객 입장에서도 반겼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민준을 비롯 조여정과 김동욱의 빛나는 연기에도 영화 속 파격노출, 정사신 등에 시선이 쏠린 것이 사실.
김민준은 "'후궁'이라는 영화가 훌륭한 작품들과 함께 공개 된다. '돈의 맛'도 그렇고 '은교'도 그렇고 여러 시사성 있는 영화들이다. 거기에 굵은 가지를 하나 더 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반에 수위가 높거나 에로틱한 영화라 표장이 됐다. 우리 영화 정말 야하다. 하지만 야한 게 다가 아니다. 그런 것들은 스토리의 구성 상 꼭 필요한 부분이다. 영화에 나오는 인물의 심리 상태가 표현된다. 야한 것 이상의 것들이 있다"는 말을 남겼다. 개봉은 내달 6일.
[김민준.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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