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구관이 명관일까.
KBL은 22일 2012-2013시즌 용병 트라이아웃 신청서 접수를 마감했다. 총 577명이 신청했고, 이 가운데 KBL 경력자는 무려 77명, 2011-2012시즌 KBL에 잠깐이라도 몸을 담고 간 선수도 14명이었다.
2011-2012시즌 KBL은 2006-2007시즌 이후 5시즌만에 용병 자유계약제도를 실시했지만, 2012-2013시즌에는 다시 트라이아웃 제도로 회귀하고 용병 출전도 2명 보유 1명 출전으로 돌아간다. KBL 용병제도가 자주 바뀌면서 외국 선수들에겐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어쨌든 KBL은 NBA 하부리그를 전전하거나 자신의 몸값을 높이길 원하는 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리그다.
그런데 일부 이름값 높은 선수, 혹은 대학을 갓 졸업한 선수들은 명목상으로 신청서를 냈을 뿐, NBA 드래프트나 유럽 이적 시장에 맞춰 오는 7월 23~24일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릴 트라이아웃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각 구단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용병을 뽑기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KBL 수비 전술은 날이 갈수록 섬세해지고 있다. 알려지지 않은 선수 중 흙 속의 진주를 찾기란 점점 어려워지는 추세다. KBL은 용병들에게 분명 매력적인 리그이지만, 각 팀들도 원하는 선수를 뽑기 어려워지고, 용병들도 적응하기 어려워지는 리그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오는 7월 25일 용병드래프트도 결국 KBL 경력자들, 즉 62명의 잔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확실히 구관이 명관이라고 KBL을 경험해본 선수들은 적응도 빠를 수밖에 없다. 어차피 지난 시즌에 뛴 14명도 대부분 그 이전 시즌부터 KBL에서 뛰어온 자들이다.
1명 보유 1명 출전에서 2명 보유 1명 출전에 적응하지 못할 선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10명 보유에서 20명 보유로 용병 시장이 확대됐다는 것에 반색해 대거 신청서를 낸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번 트라이아웃 신청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프로농구 초창기와 2000년대 초반 활약했던 워랜 로즈그린, 앨버트 화이트, 리 벤슨, 사마키 워커 등 노장들의 이름도 보이고, 심지어 칼 미첼, 테런스 셰년, 크리스 알렉산더, 드리트미우스 알렉산더 등 폭력 및 마약으로 문제를 일으킨 선수들도 버젓이 신청서를 냈다. 이들의 KBL 재입성은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 셰년은 KBL에서 영구제명 된 상태다.
물론 알짜배기 경력자들도 상당수 신청서를 냈다. 이미 3~4팀에서 꾸준히 활약했고, 지난 시즌 KGC인삼공사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크리스 다니엘스, 동부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로드 벤슨, 오리온스의 똑똑한 용병이었던 크리스 윌리엄스, 모비스에서 부활에 성공한 테런스 레더, LG에서도 명불허전의 실력을 과시한 에런 헤인즈 등은 실제로 트라이아웃에 불참하지 않는 한 어떻게든 KBL에 재입성할 가능성이 크다.
어떻게 용병을 뽑든 그간 KBL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선수들이 결국 차기 시즌에도 KBL을 누빌 가능성이 크다. 그게 각 구단들 입장에서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과거에도 용병들의 KBL 적응이 늦으면 늦을수록 그 팀들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떨어졌었다. 과연 KBL 경력자 77명 중 실제로 2012-2013시즌 KBL에서 다시 만날 선수는 몇 명이나 될까. 뚜껑은 2개월 뒤에 열린다.
[KBL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로드 벤슨(왼쪽)과 크리스 다니엘스(오른쪽).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