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LG 트윈스가 넥센 히어로즈와의 맞대결에서 4연패를 당했다.
LG는 2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과의 경기에서 7-10으로 패했다. 넥센의 활발한 타격에 마운드가 공략당한 것도 패인이었지만, 어설픈 수비와 주루로 자멸한 탓이 컸다. 1루수로 선발출장한 이병규(7번)는 두 번의 실책성 수비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병규의 첫 실수는 1회초 수비 때 나왔다. 넥센 1번 정수성의 볼넷에 이은 도루로 무사 2루가 됐고, 2번 서건창은 번트를 시도했다. 이병규는 이 타구를 잡아 3루로 송구했다. 하지만 무리한 선택이었다. 1사 3루가 됐어야 할 상황은 무사 1,3루가 됐고, LG는 박병호의 2루타에 선취점을 내줬다.
이병규는 2회 또 한 번의 실수로 선발 정재복을 힘들게 만들었다. 1사 1,3루에서 서건창의 1루쪽 땅볼을 잡아 1루 베이스를 터치한 이병규는 3루쪽을 바라봤다. 홈으로 파고들려 하던 허도환이 황급히 3루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병규는 머뭇거리다 던져야 할 타이밍이 지나서야 3루에 공을 뿌렸다. 허도환은 세이프 판정을 받았고, 이어진 이택근의 볼넷과 박병호의 2타점 적시타로 정재복은 2점을 추가실점했다.
다음타자 강정호 타석에서 나온 정성훈의 놀라운 호수비가 아니었다면 이병규의 실책성 플레이는 대량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불러왔다. 특히 2회에 나온 실수는 2아웃 상황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병규가 지체 없이 송구했다면 3루에서 허도환을 잡고 바로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는 점에서 LG로서는 이 플레이 하나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베이스러닝도 매끄럽지 못했다. LG는 4회말 3개의 안타를 치고 주루사도 없었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선두타자 정성훈은 좌전안타로 출루했고 1사 후 이병규(7번)의 안타로 2루까지 갔다. 문제는 여기서 일어났다. 나이트를 상대로 서동욱이 때린 타구는 우측 펜스를 직격할 만큼 큼지막했다. 하지만 정성훈이 2루 베이스에 붙다시피 하며 출발하지 못했고, 1루주자와 타자주자의 진로도 막혔다.
결국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며 LG는 계속해서 1-4로 끌려갔다. 가장 억울한 것은 서동욱이었다. 작은 차이로 홈런은 되지 못했지만 적어도 1타점 혹은 2타점 2루타가 되었어야 마땅할 타구가 평범한 단타로 둔갑했고, 타점도 빼앗긴 꼴이 됐다.
기록된 실책 2개는 6회에 몰리며 대거 4점을 내주는 원인이 됐다. 6회초 오지환은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서건창의 땅볼 타구를 아웃카운트로 연결시키지 못하며 선두타자를 출루시켰다. 우규민은 강정호를 고의4구로 거른 후 1사 만루에서 유한준에 2타점 적시타를 내줘 점수는 4-6이 됐다. 오재일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강병식이 대타로 투입되자 우규민도 좌완 최성훈으로 교체됐다.
2사 1,3루에 등판한 최성훈은 초구를 던지기도 전에 실책을 범했다. 1루 주자가 2루로 내달렸고, 이를 발견한 최성훈이 1루 주자를 위협한 뒤 뒤를 돌아 3루에 던졌다. 하지만 이 공이 빠지며 이미 2루 가까운 곳까지 와있던 유한준까지 득점해 4-8로 점수 차는 벌어졌다. 승부를 기울게 한 이 실책은, 앞선 오지환의 실책이 없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었던 것이라 LG로서는 더욱 뼈아팠다.
양 팀 합계 17점이 나온 타격전이었지만, 결국은 작은 차이에서 승부가 갈렸다. 그것이 라이벌전의 속성이다. 수비와 주루에서 실수를 한다는 것은,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을 때 잡지 못하고, 공격에서는 공짜로 아웃카운트를 헌납하는 것을 의미한다. 수비와 베이스러닝이 원활하지 않은 경기에서 승리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6회초 최성훈의 3루 악송구가 나온 직후 3루 방향으로 뛰어 들어가는 오지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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