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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칸(프랑스) 배선영 기자] 제 65회 칸 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진출한 영화 '돈의 맛' 팀은 분주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에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국내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것에 이어 25일에는 해외 매체들과 인터뷰를 한다. 이날은 스크리닝 행사도 두 차례나 있으며, 26일에는 하이라이트라 말할 수 있는 공식 갈라 스크리닝과 레드카펫에 참석한다.
24일 오후 칸 영화제가 열리는 니스 해변가에서 윤여정 백윤식 김강우 김효진 등 '돈의 맛' 출연진들을 만났다. 긴 비행으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설렌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2010년 임상수 감독의 '하녀'로 칸 레드카펫을 밟은 윤여정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이번이 처음 칸 행이다.
배우들과의 수다 중 이색적인 발언을 정리해봤다.
-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로 비젖은 레드카펫을 밟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윤여정의 시크한 답변
"즐길 새 없었죠. 하나도. 밤 12시에 도착했고 호텔에 와서 두 시간 잤나요. 그날 아침부터 '다른 나라에서' 포토콜하고 인터뷰 하고, 그리고 드레스 입고 나가라고 해서 오후 4시 프리미어에 참석했어요. 비가와서 카펫이 온통 젖어 옷이 젖어 올라왔어요. 이자벨 이파니는 원피스를 입었더라고요. 홈 그라운드니까.
-칸에 처음 온 소감을 묻는 질문에 김강우의 답
"날씨가 좋아서 너무 다행이에요. 비온다고 해서 걱정했었거든요. 한국에서 기사를 보니 (유)준상 형이 우산을 들어주고 계시더라고요. 나는 비서(극중 역할)인데 어떻게 들어드려야하나 걱정 했는데 다행히 날씨가 좋아요."
-칸에 온 소감을 묻는 질문에 김효진이 설렌다고 답하자 윤여정이 거든 말
"나는 효진이한테 그랬어요. 다음에 (유)지태가 일하러 올 때 같이 와서 넌 영화나 보라고. 그게 진짜 즐기는 거죠."
-레드카펫 드레스를 골랐느냐는 질문에 김효진, 멘붕 직전의 표정으로 들려준 답
"아직도 못 정했어요. 컬러를 못 정했어요. 레드로 하고 싶은데 많이 없더라고요."
-현재가 가장 전성기 아니느냐는 말에 윤여정의 감격어린 답변
"너무 좋죠. 제가 데뷔하던 시절에는 '하녀'로 시체스 영화제에서 상을 탔는데 그때는 영화제를 갈 기회도 없어서 제작사가 상패를 가지고 왔었죠. 제가 상을 탔는데 신문사 연락을 받고야 알았어요. 그때는 이렇게 대우받고 그런 게 전혀 없었요. 그게 이미 한 40년전 일인데 지금 제가 오래 살면서 배우를 해서 이런 영광을 맛 볼 수 있네요. 감사하죠. 일찍 죽었으면 분할 뻔 했어요.(웃음)"
-작품을 고르는 기준을 묻는 질문에 윤여정의 확고한 답변
"제가 아직 안 해봤던 역할을 위주로 선택하죠. 특히나 드라마는 연속적으로 하게 되니 그 앞에 했던 것은 안 하려고 해요. 그래서 제가 할머니를 50대 부터 자주 했어요. 할머니 할래 엄마할래 할 때 엄마는 해봤으니까 할머니를 고르기도 했죠. 어떤 작가들은 미안해해요. 할머니로 tv에 나가면 금방 할머니가 된다고. 전 워낙 겁나는 게 별로 없는 사람이에요. 난 할머니 하겠다고 했죠. 그게 아마 얘(김강우) 처제랑 한 '굳세어라 금순아'에요."
-돈에 대한 생각은 어떻게 변하나라는 질문에 윤여정이 말하는 가장 행복했던 시절
"변하죠.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순수했던 시절은 탤런트 시험 붙고나서 출연료 500원을 받아 같이 일하던 동료 세 명과 막걸리 먹었던 때에요. 그때 커피 값이 한 20원 했나요? 그 500원이 그렇게 많아보이고 내가 부자같았어요. 그 때가 가장 행복했어요. 지금은500원가지고 콧방귀나 뀌겠어요. 한번은 강부자씨랑 쌀값을 따져 환산을 해봤는데 그때 500원이 지금 몇십만원은 될 거에요. 그리고 나서는 유명해지고 나서 1만원, 1만5,000원 받기도 했죠. 온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어요."
[니스 해변가에서 포즈를 잡는 '돈의 맛' 출연진들. 사진=칸(프랑스) 배선영 기자]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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