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관건은 선발진이다.
롯데는 타격의 팀이기도 하지만, 선발투수들의 팀이다. 2011년 롯데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4.23으로 리그 3위, 퀄러티 스타트는 67회로 리그 1위, 투구 이닝도 751이닝으로 리그 2위였다. 장원준-사도스키-송승준-고원준이 이끈 선발진의 내구성은 삼성, KIA와 함께 상위권이었다.
지뢰밭 타선이 시도 때도 없이 득점타를 친다고 해도 꾸준할 수 없는 노릇. 지난해 롯데가 후반기 대반격 속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던 원동력은 경기 초반 흐름을 롯데 쪽으로 끌어준 선발진의 공이 컸다.
그런데 올 시즌 롯데 선발진이 예년만 못하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28일 현재 4.26으로 리그 6위이고, 선발진이 소화한 이닝도 232⅔이닝으로 경기당 6이닝이 못 된다. 지난해 15승 투수 장원준이 경찰청에 입대한 뒤 원투펀치를 이룬 송승준과 라이언 사도스키는 합계 6승 6패에 평균자책점은 4.72다. 송승준은 올 시즌 초반 기복이 있다. 슬로우 스타터인 사도스키는 5월 중순까지 부진했고, 장염에 걸리는 등 여느 해보다 홍역을 심하게 치르고 있다.
여기에 고원준은 직구보다 변화구 승부 비중이 커지며 직구 구위가 떨어졌다는 지적 속에 올 시즌 1승 3패 평균자책점 5.70으로 부진하다. 실질적인 에이스 쉐인 유먼이 3승 2패 평균자책점 3.21로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5월 들어 다소 페이스가 떨어졌다. 5선발 이용훈이 3승 1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선발로 나선 경기가 5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선발진 전체를 이끄는 맛은 없다. 롯데는 5월 초순 표면적으로 타선의 기복 때문에 애를 먹었지만, 안정적인 투구를 하지 못한 선발진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롯데는 지난주 4승 2패를 거두는 등 최근 9경기서 7승 2패로 완연한 오름세다. 21승 17패 2무로 선두 SK를 0.5경기 뒤에서 쫓는 2위다. 직전 15경기서 4승 10패 1무로 부진하며 한때 6위까지 처졌던 상황과는 딴 판이다. 롯데 특유의 타선 폭발력이 살아났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선발 투수들의 분전이 눈에 띈다.
송승준이 19일 부산 KIA전서 6이닝 1실점한 데 이어 25일 잠실 두산전서 5⅓이닝 2실점으로 연이어 승리를 따냈다. 4월 27일 부산 LG전부터 시작된 3연패를 끊은 뒤 2연승으로 상승세다. 사도스키도 극적으로 살아났다. 20일 부산 KIA전서 5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낸 뒤 26일 잠실 두산전서 9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2연승을 거둠과 동시에 한국 데뷔 후 첫 완투승의 기쁨을 누렸다. 송승준은 포크볼, 사도스키는 커터 등 주무기 변화구의 예리함이 살아났다는 평가다.
고원준도 23일 대구 삼성전서 5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17일 부산 넥센전서 4⅔이닝 9실점으로 최악의 투구를 한 뒤 직구 비중을 높이면서 구위가 살아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5월 들어 주춤했던 유먼도 22일 대구 삼성전서 5이닝 1실점으로 부활의 기미를 보였다. 가장 극적인 건 롱릴리프로 나서다 27일 잠실 두산전서 올 시즌 첫 선발로 나선 진명호가 5⅔이닝 1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낸 것이다.
19~20일부터 시작된 사도스키와 송승준의 릴레이 호투로 롯데는 KIA에 3연승을 따내고 분위기를 돌렸다. 원투펀치다운 위용이었다. 기존 선발진의 회생투에 뉴 페이스의 선전까지, 선발진이 기온이 올라가면서 전체적으로 구위가 살아나고 있다. 여기에 화력이 더해지자 그야말로 최고의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설령 업다운이 있는 타선이 향후 다운 사이클을 그리더라도 선발진이 제 궤도에 오른다면 롯데는 향후 롤러코스터 페이스를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는 5월에 가장 큰 교훈을 얻었다. 선발진의 꾸준함이 선두권 유지의 최대 관건이라는 것 말이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송승준, 라이언 사도스키, 쉐인 유먼, 진명호, 이용훈, 고원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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