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롯데는 30일 부산 LG전서 연장 11회 접전 끝 기분 좋게 승리했다. 결승타를 친 강민호를 제외하면 승리 일등공신은 불펜진이었다. 이날 롯데 불펜은 이명우와 김사율이 합계 4⅔이닝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특히 셋업맨 최대성이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단 ⅓이닝을 던진 뒤 자진 강판한 가운데 좌완 이명우가 3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것이 눈에 띄었다.
최대성의 정확한 몸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박용택에게 초구 볼을 던지고 자진 강판할 당시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가벼운 부상이 아닐 수도 있다. 만약 최대성이 전력에서 이탈한다면 롯데 마운드 운용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롯데 불펜 에이스이자 가장 비중이 큰 주전 셋업맨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대성은 올 시즌 초반 팔꿈치 통증과 군복무로 인한 공백을 깨고 4년여 만에 복귀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었다. 이달 들어 다소 많은 실점을 하며 평균자책점이 4.70까지 치솟았지만, 26경기서 23이닝을 소화했다. 팀내 불펜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고,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애당초 왼손타자만을 상대하는 구원투수로 예상됐지만, 이승호, 정대현의 늦은 합류와 본인의 예상 밖 호투에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1~2이닝을 자유롭게 소화하는 셋업맨으로 거듭난 상황이었다.
김성배가 우타자를 막아낸 뒤 이명우와 강영식이 좌타자들을 상대하고, 최대성, 김사율 순으로 넘어가며, 유사시 진명호가 롱릴리프를 맡는 게 기존 롯데 불펜 운용의 큰 틀이었다. 여전히 이승호의 구위 회복이 더딘 가운데 최대성이 이탈할 경우 롯데 불펜은 1~2이닝을 막아줄 셋업맨을 새롭게 찾아야 할 입장이다. 또한, 진명호는 최근 선발 등판서 호투해 선발로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롯데 불펜의 분업화에 전반적인 변화가 생긴다는 걸 의미한다. 나름대로 잘 돌아가던 틀을 깬다는 건 상당한 위험성이 존재한다. 물론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일단 30일 부산 LG전서는 이명우가 최대성의 자진강판 뒤 묵묵히 3⅓이닝을 소화했다. 이명우는 원 포인트 릴리프이기에 3⅓이닝 소화는 올 시즌 본인의 한 경기 최다 이닝 소화였다. 이날 이명우의 구위는 왼손 타자뿐 아니라 오른손 타자를 상대해도 충분했다. 그것도 경기 종반 동점 상황에서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김사율에게 마운드를 넘겨 120% 자기 몫을 했다. 다만, 이런 구위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느냐가 과제다. 어쨌든 이명우가 많은 이닝을 소화한 건 큰 수확이었다.
장기적으로 볼 땐 김성배도 최대성의 역할을 대신할 후보가 될 수 있다. 김성배는 현재 7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24경기서 평균자책점 2.40으로 나쁘지 않다. 이명우와 김성배가 지금보다 좀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최대성의 공백을 메울 수도 있다. 아니면 이참에 이승호에게 셋업맨 중책을 맡길 수도 있다. 어차피 이승호는 롯데 불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 입장에서는 최대성이 큰 부상이 아닌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하지만, 최대성이 당장 경기에 정상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해도 이달 들어 전반적으로 구위가 떨어지며 어려움을 겪었다는 걸 감안하면 최대성을 대신할 불펜 운용 플랜 B는 어차피 필요한 상황이었다. 양승호 감독이 어떠한 대안을 내놓을 것인지 궁금하다.
[무릎 통증으로 자진강판한 최대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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