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오랫동안 일요예능 1위를 차지하던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1박 2일'은 그동안 일요예능을 책임지며 KBS 예능국 효자프로그램으로 높은 명성을 자랑하고 있었다. 남녀노소 모든 국민들의 사랑을 고루고루 받으며 '국민 예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1박 2일'은 제작진, 출연진 교체와 함께 KBS 새노조 파업으로 결방을 거듭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시 정상방송이 시작되면서 점차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과거 한참 '잘나가던' 시절의 명성을 되찾기까진 여정이 멀기만 하다. 현재 '1박 2일'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독한 제작진과 예능감 충만한 출연진이다.
▲ 독해져라 제작진
과거 나영석 PD와 현재 최재형 PD의 다른점이라면 바로 '독기'다. 나 PD는 출연진들이 문제풀이에서 틀릴때면 과감하게 '땡!'을 치며 눈꼽 만큼의 자비도 베풀지 않았다. 물론 예외는 있었다. 출연진들이 더 강한 (전원 입수, 단체 야외취침 등) 요구를 제시할 경우 '인자한 척' 수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 PD는 출연진들에 과도한 친절을 베푼다. 한 예로 3일 방송분에서는 저녁식사 복불복에서 패배해도 출연진들은 만족할만한 식사를 했다. 성시경은 "다른 협상을 하면 시간 제한을 둘 수도 있다"고 협상을 시도하지 않고 바로 어린이용 식판에 7명의 식사를 담기 시작했다. 그렇다. 나 PD라면 분명 어린이용 식판에 시간 제한이라는 추가 옵션을 덧붙였을 것이다. 이렇듯 최 PD는 나 PD보다 독하지 못하다.
뿐만 아니라 나 PD는 다소 무리가 있고 불가능해보이는 미션을 던져주고, 출연진들은 그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망가짐을 불사한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재미가 바로 '1박 2일'의 깨알재미다. 반면 최 PD는 가능한 미션을 던져주고, 멤버들은 쉽게 미션을 해결한다. 이로 인해 게임을 하는 과정의 재미도, 미션을 실패해 생기는 재미도 반감한다.
▲ 망가져라 출연진
현재 '1박 2일'에는 과거 강호동을 비롯해 은지원 이승기가 빠지고, 김승우 차태현 성시경 주원이 합류했다. 빠진 이들에 비해 합류한 이들은 예능감이 부족해 보인다.
당연하다. 차태현을 뺀다면 다들 예능 초보들이기 때문이다. 김승우는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지만 재미를 위한 예능과는 거리가 멀고, 성시경은 예능 뿐만 아니라 TV보다 라디오에 더 친숙한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주원 역시 '1박 2일' 합류했을 당시 드라마 두 작품만했던 연기자로서도 신인이다.
김승우, 성시경, 주원까지 모두 예능인으로서 최선을 당하고 망가짐에 두려움을 버리고 있지만, 아직 시청자들이 보기엔 부족하다. 가장 큰 문제는 각자의 캐릭터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김승우는 40대인 나이를 이용해 '아버지' 캐릭터를 잡아 애잔함에서 오는 묘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현재 성시경은 발라드 가수와 예능인 사이에서 갈길을 못 잡고 있고, 주원은 막내라는 이미지를 제외하고는 그렇다할 느낌이 없다. 과거 막내 이승기와는 다른 행보다.
제작진과 출연진이 바뀐 상황에서 과거에 과거만을 회상하고 있을순 없는 일이다. 하지만 과거를 돌아보며 더 발전된 미래를 그려볼 순 있다.
좀더 독해질 필요가 있는 제작진과, 독한 제작진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출연진. 이들 사이에서 충분한 재미가 생겨날 수 있다. 현재 '1박2일'에서 외치고 싶은 한마디는 '독해져라 제작진, 망가져라 출연진'이다.
[사진 = KBS 2TV '1박 2일' 방송화면 캡처]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