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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에이스’ 카가와 신지(23·일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이적이 임박했다. 전술적인 관점에서 그는 맨유에 어울리는 선수일까?
맨유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도르트문트와 카가와 그리고 맨유가 이적에 합의했다”며 카가와의 맨유행을 알렸다. 아직 메디컬 테스트와 계약서 사인이 남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올 여름 일본인 출신의 맨유맨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카가와의 맨유 이적을 두고 벌써부터 많은 논쟁이 오가고 있다. 유니폼 판매원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카가와 지난 두 시즌 동안 도르트문트에서 보여준 활약과 그의 예상 몸값(약 235억원)을 감안하면 전력적 보강 차원에서 영입된 선수라고 보는 것이 옳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스코틀랜드)은 전통적인 4-4-2 시스템을 선호한다. 1990년대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한 맨유의 주요 시스템도 4-4-2였다. 한때 퍼거슨의 오른팔이었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수석코치(현 이란 감독)와 함께 4-3-3을 사용한 적도 있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나자 다시 4-4-2로 돌아왔다.
재미있는 사실은 맨유에는 ‘전문적인’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역할을 하는 선수는 있다. 바로 웨인 루니(잉글랜드)다. 루니는 맨유의 보이지 않는 플레이메이커이자 해결사다. 맨유의 4-4-2가 4-4-1-1처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카가와가 도르트문트에서 보여준 활약을 재현하기 위해선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뛸 필요가 있다. 측면에서도 충분한 재능을 뽐낼 수 있지만 최적의 자리는 최전방 공격수 바로 밑이다.
일본 대표팀 속 카가와를 봐도 알 수 있다. 일본에서 카가와는 4-2-3-1의 ‘3’에서 중앙이 아닌 왼쪽 측면에서 주로 뛰고 있다. 선배 혼다 케이스케(CSKA모스크바) 때문이다. 확실히 측면의 카가와는 중앙보다 파괴력이 떨어진다. 활동 반경과 수비에 대한 부담감이 영향을 미친다. 도르트문트에서의 카가와는 전방에서 상대를 압박하는 능력과 역습시 재빨리 빈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뛰어났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수비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 도르트문트의 위르겐 클롭(독일) 감독이 카가와를 측면이 아닌 중앙에 배치한 이유다.
그렇다면 카가와가 박지성의 역할을 대신할까? 이 역시 확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지난 시즌 박지성의 자리를 메운 애슐리 영이 건재하고, 맨유 4-4-2 시스템의 성격상 4-2-3-1에 최적화된 카가와가 적응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235억원에 달하는 카가와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려면 맨유의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하지만 선수 한 명 때문에 퍼거슨 감독이 4-4-2를 4-2-3-1로 바꿀지도 의문이다. 원톱보단 처진 위치에 어울리는 루니와 투톱에 익숙한 에르난데스, 웰백의 존재 때문이다.
물론 향후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추가적으로 영입되는 선수가 누구냐에 따라 맨유의 시스템 전환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또한 퍼거슨 감독이 생각하는 카가와의 역할 또한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05년 맨유가 박지성을 영입했을 때에도 일부 언론에선 박지성이 로이 킨(아일랜드)의 대체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보란듯이 박지성을 측면에서 활용했다. 네덜란드 PSV아인트호벤에서 4-3-3의 측면 윙포워드로 뛰었던 박지성은 맨유의 4-4-2의 측면 날개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지금의 카가와 역시 박지성처럼 맨유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지 모를 일이다. 미래는 알 수 없고, 축구에선 어떠한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카가와 신지(맨 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2011-12시즌 맨유·도르트문트 포메이션/ 카가와 합류시 예상 포메이션(아래)]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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