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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화성 안경남 기자] 올림픽 대표팀의 수비수 김기희(대구)가 시리아를 상대로 공격 본능을 뽐냈다.
김기희는 7일 오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치른 시리아와의 평가전에 선발 출전해 올림픽 대표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김기희는 이날 혼자서 두 골을 책임졌다. 전반 33분에 선제골을 넣은데 이어 2-1 상황이던 후반 16분 코너킥 상황에서 다시 헤딩 골을 터트렸다.
시리아전은 김기희의 장단점이 모두 노출된 경기였다. 먼저 수비수로서 김기희는 홍정호(제주)만큼 안정감을 주진 못했다. 4백 수비의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 김기희는 일본 J리그에서 활약 중인 황석호(히로시마)와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긴장한 탓인지 김기희의 초반 움직임은 불안했다.
전반 7분에는 태클 타이밍을 놓쳐 상대에게 돌파를 허용했고 전반 23분에는 수비 뒷공간으로 넘어오는 볼의 위치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황석호와의 볼 처리 과정에서도 불안했다. 전반 18분에는 상대의 돌파에 대한 커버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전반 26분에는 후방에서 볼을 연결할 때 계속해서 아슬아슬한 패스가 전개됐다.
하지만 수비수 김기희는 아이러니하게도 공격 가담에선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세트피스에 강했다. 전반 33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종원(부산)이 올린 볼을 절묘한 백 헤딩 슈팅으로 시리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은 곧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경기 중반까지 흔들렸던 김기희는 이후 안정감을 되찾았다.
한 골을 실점한 후반 16분에는 코너킥에서 황석호가 머리로 연결한 볼을 재차 헤딩으로 밀어 넣으며 승부에 쇄기를 박았다. 후반 초반 시리아의 거센 분위기에 다소 당황했던 올림픽팀은 김기희의 추가골로 다시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홍명보 감독이 시리아전에서 가장 중점을 둔 포지션은 중앙 수비였다. 팀의 주장이자 주전 수비수인 홍정호가 부상으로 런던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해진 가운데 정동호(항저우)도 부상으로 이번 시리아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파주NFC에서 수비 조직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수비진에 홍정호의 공백이 생겼다. 시리아전을 통해 조합을 찾아야 한다. 중앙 수비를 유심히 지켜볼 예정”이라며 홍정호 공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은 바 있다.
시리아전에서 올림픽팀 수비진은 한 마디로 무난했다. 시리아의 창끝이 생각보다 날카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왠지 모르게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다. 김기희가 공격에서 장점을 보였지만 수비는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다. 또한 후반에 투입된 장현수(도쿄)는 충분한 활약을 보여줄 시간이 부족했다.
시리아전을 마친 홍명보 감독은 이제 런던올림픽에 나설 최종 엔트리 18명 발표를 앞두고 있다. 홍정호의 대체자로 이정수(알 사드), 조용형(알 라얀) 등 중앙 수비진의 와일드 카드 기용이 언급된 가운데, 홍명보 감독이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기희.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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