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샷 크로스' 클래스 보여준 김보경의 왼발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포스트 박지성’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의 왼발이 한국의 월드컵 최종예선 첫 승을 이끌었다.

김보경은 9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에 선발 출전해 한국의 4-1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한국은 먼저 실점을 허용했지만 두 골을 넣은 이근호와 곽태휘, 김신욱(이상 울산)의 득점에 힘입어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조1위로 올라섰다.

최강희 감독은 이날 김보경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근호와 함께 공격지역 이선에 배치했다. 4-2-3-1 포메이션에서 왼쪽에 위치한 김보경은 기성용(셀틱)과 함께 이날 가장 좋은 컨디션을 선보였다. 그는 경기 내내 위협적인 돌파와 크로스로 카타르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움직임은 간결했고 킥은 예리했다.

특히 김보경의 왼발이 날카롭고 정확했다. 김보경은 한국의 공격이 잘 풀리지 않던 전반 10분 상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카타르의 골문을 위협했다. 비록 득점이 되진 않았지만 경기의 분위기를 바꾸는데 도움이 됐다.

왼쪽 측면에서 박주호(바젤)와 함께 계속해서 카타르의 수비 뒷공간을 노렸던 김보경은 마침내 카타르의 수비벽을 무너트렸다.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25분 박주호의 전진 패스를 받아 절묘한 칩샷 크로스로 쇄도하던 이근호의 머리에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다. 이근호는 멋진 헤딩 슈팅으로 카타르 골망을 갈랐다.

후반에도 김보경의 활약은 계속됐다. 이번에도 왼발이 한국의 골을 만들었다. 후반 9분 코너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김보경은 가까운 쪽 골대로 코너킥을 날렸고, 공격 가담에 나선 중앙 수비수 곽태휘가 헤딩으로 방향을 바꿔 득점에 성공했다.

김보경의 존재감은 막판에도 위력을 발휘했다.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과 김두현을 빼고 남태희와 지동원을 투입하며 공격을 늘렸다. 이 과정에서 측면에 있던 김보경은 중앙으로 포지션을 이동해 기성용(셀틱)과 호흡을 맞췄다. 멀티 플레이로서 재능까지 선보인 김보경은 마지막까지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보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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