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기자]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이 30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 SF 영화로 돌아왔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1979년 SF 영화 '에이리언', 1982년 '블레이드 러너'를 탄생시킨 장본인으로 30년 만에 지난 5일 전야개봉한 '프로메테우스'를 통해 SF 영화로 복귀했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고전 '에이리언'을 바탕으로 화려한 영상미를 가세해 '인류의 기원'에 대해 다뤘다. 인간의 조물주는 누구인가, 인간은 왜 만들어 졌는가. '프로메테우스'의 주인공들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엔지니어'와 조우하고, 제목만큼이나 비극적 사건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든다.
프로메테우스는 영화 속 우주선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그리스 신화 속 제우스가 감춰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내어준 인물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는 인간들에게 불을 준 대가로 코카서스 산 정상에 묶인 채 독수리에게 뜯어 먹히며 죽음보다 더한 고통에 시달렸다.
영화는 거대한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의 이름을 차용한 것만큼 스펙터클한 영상미와 스토리를 자랑한다. 초반 태초의 자연을 연상시키는 엄숙한 대지의 모습은 인류의 기원을 찾아가는 그들의 여정과 맞닿아 있다. 이후 자살한 엔지니어의 육신은 인간의 기원이 되며, 이는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불을 연상시킨다.
이번 영화는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에이리언'의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다룬 속편)이 아니라 밝혔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에이리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엘리자베스 쇼 역의 누미 파라스는 리플리, 안드로이드 데비빗 역의 마이클 페스밴더는 비숍을 연상시킨다. 여기에 엘리자베스 쇼의 임신 역시 리플리를 떠올리게 만든다. 또 에이리언의 탄생 과정도 확인할 수 있다.
'프로메테우스'는 1억불 이상의 제작비를 투여했다. CG가 아닌 실제 크기의 세트장을 제작했지만 대규모 로케이션 촬영을 감행, 거대한 스케일을 스크린 속에 완성시켰다.
덕분에 3D로 표현된 영상은 마치 프로메테우스호의 탐사 대원이 된 듯한 느낌을 안긴다. 특히 엔지니어가 잠들어 있는 곳에서 이뤄진 데이빗의 신비로운 경험은 아름다운 영상미를 선사한다. 이 외에도 4DX에서는 거대한 폭포수가 떨어질 때 대지의 진동 등 오감으로 전해지는 생생한 현장감까지 느낄 수 있다.
'프로메테우스'는 영화 초반 가졌던 의문을 모두 해소시켜 주지 않는다. 하지만 풀리지 않는 의문, 또 다른 이야기를 암시하는 엔딩 장면 등은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러닝타임 123분.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프로메테우스' 스틸컷. 사진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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