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기자] 올해 개봉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 조짐이 심상치 않다. 상대적으로 한정된 관객층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운명에도 불구하고 그 힘을 과시하고 있는 것.
최근 두드러지는 흥행 작품은 김대승 감독의 영화 '후궁:제왕의 첩'(이하 '후궁')이다. 지난 5일 전야 개봉 후 다음날인 6일 박스오피스 1위에 진입했다. 이후 가족단위 관객들이 몰리는 주말(10일) '마다가스카3:이번엔 서커스다!'에게 1위를 내준 것을 제외하곤 줄곧 박스오피스 정상 자리를 지켰다.
특히 41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멜로 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건축학개론'을 바짝 뒤쫓고 있는 '내 아내의 모든 것'과 할리우드발 거대 외화인 '마다가스카3:이제는 서커스다!'와 '프로메테우스'의 경쟁에서 당당히 우위를 거머쥔 결과라 더욱 뜻깊다.
이런 19금 영화의 흥행 물꼬를 튼 작품은 지난 2월 2일 개봉한 윤종빈 감독의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다. 16만 5000명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며 장기흥행에 돌입, 올해 첫 최단기간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관객수 460만명을 넘어섰다.
'범죄와의 전쟁'의 뒤를 이어 '간기남', '은교', '돈의 맛', '후궁'으로 이어지는 19금 영화의 계보가 형성됐다.
김형준 감독의 '간기남'은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라는 뜻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에로티시즘을 극대화했다. 이와 함께 치정수사극이라는 장르를 빌어 스릴러를 가미했다. 이번 영화에서 박시연은 청순부터 섹시미까지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며 한국형 팜므파탈 배우의 명맥을 이어나갔고 박희순, 이광수 등과 함께 120만 관객을 돌파했다.
정지우 감독의 '은교'는 신예 김고은의 파격 노출과 박해일의 70대 노배우 변신, 스승의 재능을 존경하면서도 질투하는 김무열의 연기 등으로 화제가 됐다.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됐던 것은 세 배우의 정사신이다. 개봉 당시 김고은의 노출 수위가 연일 화제로 떠올랐고 어딜 가나 노출과 관련된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이런 이슈에 세 배우의 열연 등이 가미돼 전국 13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은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 북미지역 배급사 IFC 회장의 극찬 등으로 화제가 됐다. IFC 조나단 시링 회장은 "'돈의 맛'은 그(임상수)의 영화 중 가장 퇴폐적이고 관능적인 작품이다"고 평했다. 이번 영화가 외설과 예술이라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에서 예술 쪽으로 치우쳤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제6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공식 진출작이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며 120만명에 육박하는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이들 영화 중 가장 빠른 흥행속도를 보여준 작품은 '범죄와의 전쟁'이다. 100만 관객 돌파를 기준으로 했을 때 '범죄와의 전쟁'은 개봉 4일 만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후궁'은 개봉 6일 만에 돌파하며 뒤를 따랐다. 비록 최단기 100만 돌파 기록은 아니지만 오프닝 스코어만큼은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한국영화 중 최고(27만 1319명)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은교'와 '돈의 맛'이 개봉 12일 만에, '간기남'이 개봉 17일 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섰다.
해당 작품들의 최종스코어는 아직 논하기 이르다. '후궁'이 지난 5일 전야 개봉 후 아직도 관객 몰이 중이기 때문.
무엇보다 개봉을 앞둔 쟁쟁한 기대작들이 '후궁'과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고현정의 첫 상업영화 주연작인 '미쓰GO'와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김해숙, 오달수, 김수현, 임달화, 이신제, 증국상 등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 '도둑들' 등 15세 관람가 영화들이 19금 '후궁'과 경쟁할 예정이다.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후궁:제왕의 첩', '돈의 맛', '은교' 포스터. 사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황기성사단,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너지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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