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옛말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해를 입은만큼 그대로 앙갚음을 한다는 뜻이다.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SK전서 이 말이 그대로 통용됐다. LG는 12일 경기서 SK에 5-2로 앞서다가 8회 믿을맨 유원상이 무너지며 대거 6실점, 5-8로 뼈아픈 역전패를 했다. 하지만, 곧바로 24시간 뒤인 13일 경기서 1-2로 뒤지던 경기를 3회 똑같이 6득점하며 7-2로 뒤집은 뒤 결국 10-6으로 승리했다.
LG는 경기 초반에 대거 6득점하며 SK의 기세를 꺾었다. 이날 선발은 SK 허준혁과 LG 이승우. 둘 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타자를 압도하는 투구를 펼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따라서 애당초 불펜과 타선 응집력 싸움이 예상됐다. 실제 SK 이만수 감독은 10일 선발 등판한 허준혁이 공 56개를 던졌음에도 3일만에 다시 선발 등판시켰다. 이미 처음부터 길게 끌고 갈 의도가 없었고 불펜 싸움을 할 경우 승산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SK는 허준혁이 내려간 뒤 전날 807일만에 승리투수가 된 박정배가 무너졌다. 반면 LG는 이승우가 5이닝을 버티며 프로 데뷔 첫 승리를 따냈고, 타선은 허준혁에 이어 박정배를 공략하며 SK의 기세를 완벽하게 눌렀다.
승부의 분수령은 3회였다. LG는 이병규가 좌전안타, 정의윤이 중전안타, 정성훈이 볼넷을 얻어 무사 만루 찬스를 맞았다. 최동수가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LG는 대타 작은 이병규를 내세워 밀어내기 볼넷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계속해서 대타 윤요섭이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달아났고, 무사 1,2루 찬스에서 서동욱이 상대 야수 선택으로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이후 오지환과 박용택이 연이어 큼지막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때리며 7-2, 5점 차로 달아났다. LG는 3회에만 2안타 3볼넷 2희생타를 집중시켜 6득점을 따냈고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SK는 흔들리던 박정배의 강판 시기를 놓친 반면 LG는 선발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의 선구안과 응집력, 김기태 감독의 적절한 대타 기용으로 하루만에 역전패 앙갚음에 성공했다. 특히 LG는 이날 선발 투수 이승우가 포수 심광호와의 호흡이 굉장히 중요했지만, 김 감독은 승부처라고 판단하자 과감히 심광호를 빼고 작은 이병규와 윤요섭을 기용했다. 원래 지난해 SK에서 트레이드될 때 포수 요원이었던 윤요섭은 4회부터 7회까지 포수 마스크를 끼고 이승우의 프로데뷔 첫 승에 보탬이 됐다.
올 시즌 LG는 예상 외로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는 어느 팀도 쉽게 보지 않는다. 그리고 LG 역시 스스로 어려운 매듭을 풀어내며 승수를 쌓고 있다. 특히 4점 앞선 6회 무사 1,2루 찬스에서는 스리번트를 시도하며 필승 의지를 보였다. 전날 역전패당하며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법도 했지만, 만 하루만에 선두 SK를 몰아쳐 역전승을 따냈다. LG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역전승에는 역전승 정신이 돋보였다.
[승리를 기뻐하는 LG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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