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세호 기자] "양의지, 도루 하면 안돼. 살면 괜찮지만 …"
두산 베어스의 김진욱 감독이 14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지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전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양의지를 향해 말끝을 흐리며 던진 뼈있는 한마디였다.
김 감독이 양의지에게 그런 말을 한 이유는 발빠른 선수들의 활발한 움직임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다. 사실 포수인 양의지에게 도루는 무척 어렵다. 다만 김 감독은 경기 중 루상에 나가면 누구보다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양의지에게 애꿎은 말로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난달 29일 KIA전에서 양의지가 8회 2사 후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가 도루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물론 결과는 실패였다. 양의지는 비록 이번 시즌 단 한개의 도루도 기록하지 못했지만 14일 현재 팀내에서 가장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타율은 .327로 김현수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발야구'의 대명사인 두산은 최근 주루 플레이가 활발하지 못했고, 중심타선마저 부진에 빠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에는 중심 타선이 안 터져도 이종욱, 정수빈, 허경민처럼 빠른 선수들이 발로 3, 4점을 뽑았는데 최근에는 이마저도 막혀 있다"며 "빠른 선수들은 주눅이 들었는지 잘 안 뛰고 오히려 양의지가 뛰려고 한다"고 농 섞인 말은 건내기도 했다.
고무적인 것은 전날(13일) 경기에서 이종욱과 정수빈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무릎 부상을 딛고 1군에 복귀한 이종욱은 6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 계속해서 득점 찬스를 양산했다. 더불어 정수빈 또한 9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1볼넷 2도루 1득점으로 보이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이날 경기에서 두 선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되는 이유다.
[양의지에게 애꿎은 말로 답답함을 토로한 두산 김진욱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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